지구 시스템에는 일정 온도 임계점을 넘기면 돌이킬 수 없이 전환되는 ‘티핑 요소(tipping elements)’가 25개 이상 존재하며, 이 중 일부는 이미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최근 연구는 하나의 티핑 요소가 다른 요소의 불안정을 유발하는 ‘연쇄 붕괴(cascading tipping)’ 가능성을 시사하며, 기후 모델에서는 아직 이러한 상호작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단순화된 개념 모델 분석 결과, 온난화가 2°C를 넘었다가 안정화되는 ‘오버슈트’ 시나리오에서도 최대 66% 확률로 주요 티핑 요소 하나 이상이 붕괴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즉흥적 조치가 아니라, 미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 질서를 구축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부로, 세계 금융·통상 시스템 재편을 목표로 한다. 이 전략은 중국 견제,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반전, AI·국방·암호화폐 연계를 강화하려는 산업-기술-안보 엘리트 연합(‘레드 테크 블록’)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트럼프의 경제 구상은 단순한 보호무역이 아니라, 글로벌 통화 질서, 기술 주도권, 희소자원 확보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25년 2월 한 달 동안 미 국채를 2,900억 달러 규모로 사들였고, 이 중 2,170억 달러는 장기채로, 이는 2021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주요 매입국에는 유로존, 일본, 중국·홍콩, 캐나다, 영국, 브라질, 인도, 대만 등이 포함되며, 특히 유럽 금융 중심지들과 일본은 대규모로 보유액을 늘렸다. 미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국채 수익률이 강력한 수요를 견인했으며, 이는 미 국채의 안정성과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정한 외교·경제 정책은 미국의 패권 쇠퇴와 외채 급증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드러낸다. 미국이 구축한 자유주의적 세계질서가 무너지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 중심의 새로운 다극 질서가 부상하고 있다. 유럽은 이제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과 연대해 IMF·세계은행 개혁, 공정 과세,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 구축에 나서야 한다.
영국 제철(브리티시 스틸)은 원료 공급 중단과 비효율적 운영, 장기적인 투자 부족으로 인해 자국 내 마지막 고로 두 기를 폐쇄할 위기에 처했다. 고로는 24시간 연속 가동이 필수인 장치로, 공급망의 정밀한 계획과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핵심이지만, 영국 제철은 이를 간과해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 고령화된 설비와 높은 에너지 비용, 국제 정세로 인한 수요 불안정이 위기를 심화시켰으며,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제철 설비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요구된다.
트럼프는 중국을 겨냥한 고율 관세와 영토 합병 구상을 통해 미국 중심의 새로운 영향권 질서를 구축하려 하고 있으나, 이는 경제 붕괴와 전쟁 위험만 가중시키는 제국주의적 전략이다. 이러한 접근은 미국의 비강제적 헤게모니를 붕괴시키며,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을 저해할 위험이 크다. 과거 제국들이 서로의 영향권을 두고 충돌하며 세계 대전에 이르렀듯, 트럼프의 구상도 예기치 못한 글로벌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 숀 페인은 트럼프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공장 일자리 회복을 위한 전략적 관세에는 일부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유무역 체제가 수십 년간 미국 노동계급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공정무역, 노동법 개혁, 공공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숀 페인은 정당과 상관없이 노동자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정치운동이 필요하다며, 노동계급이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호주 자유당은 트럼프의 포퓰리즘 전략을 어설프게 이식하려 했지만, 호주 정치 문화와 맞지 않아 유권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았다. 자유당은 정책, 리더십, 조직력 모두에서 무능을 드러내며 붕괴 수준의 몰락을 겪고 있고, 반면 노동당은 자본의 요구에 부응하는 안정적 관리 정당으로 굳어졌다. 이 참사는 자유당의 역사적 해체를 보여주는 동시에, 좌파가 대중적 상상력을 사로잡지 못한 공백 또한 드러낸다.
트럼프의 전면적 관세 정책은 국내 제조업 회복을 내세우지만 경제적 혼란과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 민주당은 모든 관세를 반대하는 자유무역 원칙에 갇히기보다, 노동자 계급의 요구를 반영한 산업 정책과 선택적 관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방식엔 회의적이지만, 제조업 재건에 대한 관심은 높아 민주당이 자유무역 일변도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정치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앤드루 하트먼의 『미국의 카를 마르크스』는 마르크스주의가 단지 외래 이념이 아니라 미국 보수주의와 좌파 모두에 깊숙이 뿌리내린 전통임을 보여준다. 미국 보수진영은 마르크스를 늘 ‘외부의 위협’으로 상정해왔지만, 마르크스에 대한 집착과 허구적 왜곡은 오히려 그 영향력의 반증이자 일종의 ‘부정적 애정’으로 드러난다. 하트먼은 마르크스의 실제 사상과 그것이 미국 내에서 좌우 양측 모두에게 어떻게 정치적으로 소비되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며, 마르크스주의가 미국 지식 전통의 일부임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