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치인과 언론은 스파이 활동, 인프라 파손, 사이버 공격 등 러시아의 다양한 활동을 근거로 유럽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상당수는 증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 개념이 기존 국제법을 모호하게 만들며 전쟁과 평화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린다고 비판하고, 실제로 미국과 NATO가 훨씬 더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개입을 전 세계에서 벌여왔다고 지적한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라는 담론은 유럽 시민을 공포로 몰아가고 군사적 긴장을 부추기며, 실체 없는 위협을 과장해 냉전식 대결 구도를 재생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소모된 병력과 장비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군사력을 재건하고 있으며, 신형 T-90M 전차와 병력을 후방 예비군 부대에 집중 배치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월 3만~4만 명의 신병을 충원하며 핀란드·발트 3국 인근 지역에 사단급 규모의 신규 부대를 조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전면전을 대비해 고급 장비를 아껴두고 있다는 분석은 드론 중심의 새로운 전장 양상과 맞물려 서방에 대한 전략적 경고로 해석된다.
벨기에, 독일, 폴란드 등 EU 회원국 16개국이 향후 4년간 GDP의 최대 1.5%까지 국방 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EU 재정 규칙 예외 조항 발동을 요청했다. 독일은 이 조항을 활용하는 유일한 주요 경제국이며, 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예외를 요청하지 않고 회계 방식 조정으로 나토 목표 달성을 꾀하고 있다. 덴마크는 예산 여유에도 정치적 연대를 강조하며 예외 요청에 동참해, EU 내 재무·국방 정책 조율이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경제 협력 협정은 자원 소유권을 우크라이나가 유지하고 수익을 국내 재건에 투자하도록 명시해 키이우에 유리한 조건으로 보이지만,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태도와 과거 지원금 보상 주장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협정은 안보 보장을 명시하지 않았고, 실제 광물 매장량과 수익성에 대한 실사는 부족하며, 대부분의 자원이 러시아 공격에 취약한 동부 지역에 위치해 상업적 채굴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협정은 단기적으로 전쟁 억제력이나 경제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 미국의 실질적 안보 개입 동기로 작용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극우정당 AfD가 총선 불과 몇 주 만에 CDU/CSU를 제치고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면서, 연정 구성 중인 메르츠 신임 총리의 정치적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 메르츠는 선거 직후 긴축 재정 공약을 뒤집고 국방·인프라 재정을 위한 부채제한 완화를 수용했지만, 이는 유권자에게 신뢰 위기로 다가와 지지율 하락과 AfD 급부상의 원인이 되었다. 전통 거대 연정이 좌우 극단 정당의 부상을 부추긴다는 우려 속에, 독일 정치는 경제 불안과 반이민 정서, 미국발 무역 충격까지 더해진 다중 위기의 한가운데로 접어들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남유럽을 덮친 대규모 정전의 원인으로 ‘유도된 대기 진동’이 거론되었지만, 이는 기상학에서 확립된 개념은 아니며 급격한 온도·기압 변화에 따른 대기파동 현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파동은 초고압 송전선에 진동을 유발해 전력망 동기화 오류를 일으킬 수 있으며, 고도로 중앙집중화된 현대 전력망은 이런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극도로 취약하다. 궁극적으로는 커뮤니티 마이크로그리드 같은 분산형 에너지 체계로 전환해야 기후 위기와 기술적 충격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이스탄불 시장 에크렘 이마모을루의 체포 이후 시작된 시위는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으며, 학생 주도의 시위에 노동계도 점차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튀르키예 노동계는 극심한 탄압과 제약, 낮은 조직률로 인해 일반 파업을 이끌 동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투쟁은 학생들의 선도 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경제적 불만이 결집된 형태이며, 노동자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저항의 흐름은 더 확대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종전 협상 대표 스티브 위트코프는 "지속적인 평화로 이어질 수 있는 합의가 형성 중"이라 주장했지만, 크림반도와 4개 점령지(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를 러시아에 넘기는 안을 포함한 그의 제안은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위트코프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제외한 안보 보장만 언급하며, 유럽의 ‘재확신 부대’나 ‘고슴도치 모델’ 등의 대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의 군사 지원 확약 없이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위트코프는 푸틴과 수차례 만난 반면 젤렌스키와는 거의 접촉이 없었던 점, 그리고 미국 협상 구조 자체가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에 방점이 찍혀 있는 점은 키이우가 제안을 차갑게 맞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미국은 러시아에도 실질적 양보를 요구해야 한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서구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미국 중심의 질서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국제적 입지를 다졌고,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서구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천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저임금 이민 노동 확대, 국영 자산 민영화 등 기존 질서의 연장선에 불과한 정책을 시행 중이며, 이탈리아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압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멜로니의 '서구 민족주의'는 경제적으로는 자본의 논리, 지정학적으로는 미국의 전초기지 역할 강화라는 모순적 복속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이탈리아를 “문명”의 이름 아래 서구 자본의 소모품으로 재편하는 위험한 경로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