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정부들은 지난 10여 년간 '그린 전환'을 재산업화와 경기 부양의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안정적인 제조업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다. 영국과 미국 모두 녹색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주요 일자리는 저임금·불안정 노동이 중심인 설치업무에 집중돼 있으며, 이는 서비스업의 연장선으로 산업 부흥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괴리는 나이절 패라지와 같은 우파 정치인이 기후정책을 반민중적 실패로 비판하며 반기후 정치의 기반을 넓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녹색 전환은 산업적 재건이 아닌 신자유주의 구조의 연장이며, 진정한 대안은 다른 방식의 기후 전환을 조직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전 세계 1억 1,700만 명 이상의 난민·실향민 중 약 75%가 극심한 기후 재난에 노출된 국가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남수단과 브라질의 홍수, 케냐·파키스탄의 폭염, 차드·에티오피아의 물 부족 등 기후 재난은 이미 취약한 난민 공동체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10리터 미만의 식수만 제공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감비아, 에리트레아, 말리 등지의 난민 캠프들이 2050년까지 연간 200일 이상의 ‘극한 열 스트레스’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며, 해당 지역들이 ‘사실상 거주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은 기후변화에 특히 취약하지만, 분쟁과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국제 기후 재정에서 지속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인도주의 지원은 집중되었으나, 기후 행동에 대한 재정은 극히 미미하며, 미국과 중국 모두 이 지역의 기후 자금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녹색 채권, 탄소거래, 기후부채 스왑과 같은 혁신적 금융 도구와 역내 협력이 필요하며, 오는 COP30에서 제안된 1조 3천억 달러 기후재원의 공정한 분배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 협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엔 기후 회담(COP)은 전 세계 국가들의 기후 목표 설정과 정책 혁신을 유도하며 배출량 증가 속도를 현저히 늦추는 성과를 내왔다. 특히 파리협정은 국가별 탄소 감축 계획(NDC)을 통해 정책적 일관성과 기술 혁신을 이끌어냈으며,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확산 등 실질적 변화의 촉진제로 작용해왔다. 앞으로 회담은 협상보다 실행 중심으로 전환되며, 글로벌 금융과 산업계의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탄소중립을 향한 전환의 속도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파리협정 10주년을 맞은 올해,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기후 회담은 지정학적 갈등과 정치적 후퇴 속에 낮은 기대감으로 출발했다.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45%를 차지하면서도 기후 대응에서 협력을 잃었고, 트럼프의 복귀는 파리협정과 기후 재정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반면, 일부 국가들은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자발적 연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주요 산유국들의 부재와 느린 감축 속도로 인해 기후위기 대응은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AI와 데이터 중심 기술은 에너지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는 잠재력을 지녔지만, 현재의 확산 속도는 오히려 지역 CO₂ 배출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2002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내 지역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산업이 발전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탄소 배출 감소 속도가 느리며, 재생 가능 에너지보다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 생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데이터 센터 근처 발전소들은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비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다. 이는 AI 확산이 경제 활동과 전력 수요를 늘리는 ‘규모 효과’를 통해 단기적으로 탈탄소화를 지연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의 ‘녹색’ 가능성을 실현하려면, 에너지 시스템의 빠른 전환과 청정 전력 기반 시설 확충이 병행되어야 하며, 디지털 전환과 기후정책은 분리될 수 없는 과제임이 분명해졌다.
이라크가 국가 수립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으며, 댐의 물 저장량은 약 40억㎥로 급감해 남부 지역의 식수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물의 90%를 공급하는 튀르키예가 약속된 양의 4분의 1만 방류하고 있어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양국은 최근 물 자원 공동 관리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라크 내에서는 튀르키예의 댐 건설로 유입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며, 대규모 인도적·환경적 재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북부 카스피해 연안의 고르간 만이 심각한 환경 악화로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회복을 위한 시간이 3~5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국회와 감시기관은 국토환경청 등 국가 기관들이 준설, 양수, 폐수 처리 등 복원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은 책정되었지만 실행 지연과 관료적 무관심 속에, 고르간 만은 수년 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UN 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협정 이후 10년간 기후 정책은 일부 진전을 보였지만, 현재 국가들이 약속한 감축 계획만으로는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2.3~2.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이를 "기후 붕괴로 가는 길"이라며 경고했으며, UNEP는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와 친화석연료 정책이 온난화 수준을 0.1도 더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1.5도 제한 목표는 향후 10년 안에 초과될 것으로 보이며, 각국이 과학에 기반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COP30을 앞둔 현 시점에서, 국제사회는 파리협정의 이행을 가속화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엑손모빌은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아틀라스 네트워크에 자금을 지원해 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회의론을 퍼뜨리는 전략을 펼쳤다. 이들은 국제 기후 협약에 대한 반감을 조성하고, 다국적 석유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규제를 막기 위해 언론 기고, 세미나, 번역 출판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했다. 특히 1997년 교토의정서 협상과 1998년 COP4 회의를 앞두고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기후 정책이 경제를 파괴할 것이라는 주장을 확산시켰다. 이런 ‘기후 부정 외교’는 선진국 주도의 경제 논리와 인종·식민주의적 권력 관계를 활용해 기후 위기 대응을 수십 년간 지연시킨 원인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