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에서 또 다른 미국 시민이 이민 당국 요원들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정부와 연방정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연방 기관들의 행위는 민주당 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뿐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친총기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로부터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앞 문장에서 언급된 인물들이 이 사안에서 같은 편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점이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그 판단은 옳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평상시와 같은 시기가 아니다.
연방 이민 당국 요원들이 미니애폴리스에 대규모로 배치되면서 시위대와의 일련의 폭력적 충돌이 발생했다. 출처: 현지 방송 화면 갈무리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불법 이주민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구금하기 위해 미네소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과 함께 활동하던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이 37세의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를 제압하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은 요원들이 그를 바닥에 넘어뜨리고 구타했으며, 그가 가지고 있던 홀스터에서 권총을 꺼낸 뒤, 그에게 열 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가 사망한 이후 많은 관심은 그의 총기에 쏠렸다. 미네소타에서는 권총을 공개적으로든 홀스터에 넣은 채든 휴대하는 것이 합법이며, 프레티는 해당 총기에 대한 면허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총기를 소지할 정당한 권리를 완전히 갖고 있었다. 또한 영상 어디에도 그가 ICE 요원들에게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총을 꺼내거나 사용하려 했다는 정황은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미국에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권리, 즉 수정헌법 제2조는 많은 사람들, 특히 보수 진영에게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그런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인사들이 프레티가 홀스터에 든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CBP 요원들의 총격이 정당했다고 시사하자, 총기 권리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러한 인사들 다수가 평소에는 거의 모든 사안에서 백악관과 같은 입장을 취해 왔다는 사실이다.
먼저 연방수사국(FBI) 국장 캐시 파텔(Kash Patel)이 <폭스 뉴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여러 개의 탄창이 장전된 총기를 들고 원하는 어떤 시위에든 나갈 수는 없다.” 이에 대해 미네소타 총기소유자 연합(Minnesota Gun Owners Caucus)과 미국총기소유자협회(Gun Owners of America)는 즉각 반박했다. 이는 완전히 틀린 말이며, 시위에 총기를 지참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된 권리라는 것이다.
이어 트럼프가 임명한 한 연방 검사는 “총기를 소지한 상태로 법 집행기관에 접근하면, 그들이 발포해도 법적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선거캠프의 거액 후원자이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활발한 우파 단체 가운데 하나인 전미총기협회(NRA)가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협회는 “이러한 인식은 위험하며 잘못되었다. 책임 있는 공적 발언자라면 성급한 일반화와 준법 시민에 대한 악마화가 아니라, 전면적인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권이 직면한 문제는, 여러 영상 증거를 보면 프레티가 총기를 무책임하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총을 휘두르거나 누구를 위협하지 않았고, 실제로는 총에 손도 대지 않았다. 프레티가 연방 요원들에게 다가간 것이 아니라, 요원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제압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는 사망하기 전에 이미 그중 한 명에 의해 홀스터에 있던 무기를 빼앗긴 상태였다.
수정헌법 제2조 대 전제적 정부
이 사건이 트럼프의 의제를 평소 지지해 온 많은 사람들에게조차 깊은 분노를 불러일으킨 이유는, 이것이 수정헌법 제2조의 핵심을 정면으로 건드리기 때문이다. 우파의 관점에서 보면, 이 조항의 정당성은 국민이 전제적 정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무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근거한다.
이런 논리에서 보면, 프레티는 바로 수정헌법 제2조 옹호자들이 말해온, 총기가 필요한 정확한 이유를 실천하고 있었던 셈이다. 일부 총기 권리 옹호자들은 연방 요원들이 이주민이나 유색인 시민들의 권리를 짓밟을 때 침묵하려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프레티의 살해는, 그들에게조차 더는 넘을 수 없는 선이었다.
이는 총기 로비가 트럼프 행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그와 연계된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만행이 점점 더 외면하기 어려워지면서, 전통적으로 우파에 속해 온 단체들까지도 좌파뿐 아니라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전미총기협회(NRA)가 곧바로 입장을 바꿔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를 위해 모금에 나설 리는 없다. 그러나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할 의지를 보였다는 사실 자체가, 최소한 이례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트럼프에게 노선을 바꾸라는 압박을 가중시키고, 보수 진영 내에서 정권 핵심 인사들의 신뢰를 훼손한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더 우려스러운 사실 하나를 드러낸다. 미국에서는 좌우를 막론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무기를 휴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기방어를 위해 무장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난 10년가량 동안 좌파 진영 내부에서도 조용히 확산되어 왔다.
성소수자, 흑인, 백인 자유주의자 등 트럼프화된 연방 권력이나 우익 민병대로부터 언젠가 폭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총기 클럽들이 곳곳에서 생겨났다.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라고 인식하는 사람들 가운데 거의 3분의 1이 현재 총기를 보유한 가구에서 살고 있다.
그들의 두려움이 근거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의 벼랑 끝 정치가 왜 그토록 공포스러운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유다. 증오와 공포가 수많은 사람들을 무장으로 내몬 사회에서, 모든 것이 무너질 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알렉스 프레티의 죽음이, 나라를 더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는 대신 그곳에서 한 걸음 물러서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출처] Shooting of Alex Pretti in Minneapolis has put America’s gun lobby at odds with the White House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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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고소프(Andrew Gawthorpe)는 라이덴대학교 역사학·국제학 강사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