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19일 전국서 기후정의행진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중심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맞서 기후·노동·농민·시민사회가 거리로 나선다. 919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19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지구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라는 구호를 내걸고 기후정의행진을 진행한다. 조직위는 올해 행진은 정부의 대규모 산업개발 정책이 기후위기와 불평등, 노동권과 지역의 삶에 미칠 영향을 쟁점화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19일 오후 3시 서울시청에서 숭례문 방향 세종대로에서 본집회를 연다. 12시부터 참여단체들의 부스가 운영되고, 오후 1시부터 220분까지 기후위기 당사자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오픈마이크가 이어진다. 오후 3시 본집회 뒤에는 오후 4시부터 도심 행진과 마무리집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행진의 중심 의제는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정부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하면서 대규모 민간투자에 전력·용수·부지와 인허가, 재정·세제 지원을 결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도체 분야에는 800조 원 규모 투자가 제시됐고, AI 데이터센터는 2029년까지 8.4기가와트(GW)를 조성한 뒤 2035년까지 10GW를 추가 구축하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후정의행진 조직위는 이런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문제 삼는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확대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려면 발전설비와 송전망이 함께 확대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탈핵·탈화석연료 전환이 후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직위는 정부의 산업정책이 전력과 물, 토지를 일부 첨단산업에 집중시키면서 지역 주민과 농민에게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 문제도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조직위는 정부가 메가특구 정책과 연계해 연구개발 분야의 노동시간 규제 완화와 기간제 사용기간 확대, 파견 허용 범위 확대 등을 논의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첨단산업 육성이 노동권 완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반도체·AI 산업의 성장이 장시간 노동이나 불안정 고용 확대를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조직위의 입장이다.

농업과 지역 문제도 행진의 주요 요구에 포함됐다. 조직위는 반도체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산업용수 수요와 송전망 건설이 늘 경우 농업용수와 농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로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농지와 물을 대규모 개발사업에 우선 배분하는 대신 생태농업과 식량주권을 위한 공공재로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다.

2025년 기후정의행진 본집회 모습. 출처: 기후정의행진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는 에너지 수요 자체를 줄이는 정책과 탈석탄·탈화석연료 계획,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한다. 신규 핵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대규모 송전망 건설을 산업 전력 수요 확대의 해법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석탄발전소 폐쇄 과정에서는 발전노동자의 총고용을 보장하고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국가가 책임지고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직위는 이 밖에도 AI와 반도체 산업에 집중되는 국가 자원을 공공주거·공공의료·공공돌봄·공공교통 등 사회적 필요에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를 활용한 방위산업 확대와 군비경쟁에도 반대 입장을 내고 전쟁과 기후위기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요구를 제시했다.

서울뿐 아니라 광주·충남·대전·대구·안동·파주를 비롯해 전북 지리산권 등에서도 지역별 기후정의행진과 행동이 열린다. 지역에 따라 송전망과 발전소, 산업단지, 폭염과 농업 문제 등 각 지역이 직면한 쟁점이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919기후정의행진 조직위는 이번 행진을 단발적인 기후행사가 아니라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둘러싼 전력·용수·토지 이용과 노동권, 지역 불평등을 함께 문제 삼는 공동행동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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