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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2026/09/16(수)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7년 만에 들여오는 임신중지 약에 정부가 붙인 조건은 임신 9주 이내, 그리고 2년 동안 병원 안에서만이다. 허가와 접근 사이의 거리를 오늘의 심층분석 첫 편이 잰다. |
| 2 | 브렌트유 108달러, 미국 국채 금리 5%, 이스라엘로 갈 폭탄 4만 개. 여섯 달 넘은 전쟁의 값을 누가 치르는지 심층분석 두 번째 편이 따라간다. |
| 3 | 서울 시내버스는 새벽 1시 50분에 파업을 접었다. 임금은 3.2% 올랐고, 대법원이 인정한 통상임금 176시간은 합의서에 빈칸으로 남아 소송으로 넘어갔다. |
| 4 | 서울고법은 윤석열의 계엄 국무회의 위증 혐의에 항소심도 무죄를 선고했다. 채 상병 사건 무죄 닷새 뒤이고, 참여연대는 “납득 불가”라고 적었다. |
| 5 | 계약 종료 통보 896일째인 한국어교원은 헌재 앞에, 4년째 거리에 선 옵티칼 노동자는 청와대 앞에 섰다. 추석 앞 장기투쟁의 하루를 온라인 광장에 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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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6일 임신중지 약을 들여오는 방안을 내놨다. 성평등가족부 · 보건복지부 · 식약처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 보고한 뼈대는 셋이다. 임신 9주(63일) 이내에만 쓴다. 도입 뒤 2년 동안은 의료기관 안에서 의사가 처방하고 조제한다. 시기는 이르면 내년 1분기다. 흔히 미프진으로 불리는 이 약은 현대약품이 2024년 12월 ‘미프지미소정’이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신청했고, 식약처가 심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낙태죄 처벌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니 국회가 법을 고치라고 결정한 지 7년 5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국회는 법을 만들지 않았고, 약은 검증되지 않은 채 음성으로 돌았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14일 국회에서 이 약이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매우 많이 사용”됐다고 인정하면서도 한국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들여오겠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서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은 약 도입을 마약을 푸는 일에 빗댔다. 정부안의 ‘원내 조제 · 투약 2년’은 그 공방 위에 놓였다. 근거는 다른 쪽에 쌓여 있다. 모두의안전한임신중지를위한권리보장네트워크는 15일 성명에서 이 약이 35년 넘게 100개 나라에서 허가돼 쓰였고, 2025년 연구에서 병원 복용과 자택 복용 사이에 성공률과 합병증 차이가 없었다고 짚었다. 세계보건기구는 임신 12주까지 스스로 관리하는 약물 임신중지를 권고한다. 9주와 12주 사이, 병원 안과 집 사이에 정부가 말하는 ‘안전’이 있다.
약을 허가하는 일과 약을 쓸 수 있게 하는 일은 다르다. 원내 투약은 여러 번 병원에 가서 기다리고 관찰받는 절차를 뜻한다. 그 부담은 지방에 살거나, 미성년이거나, 이주여성이거나, 시간을 내기 어려운 노동자에게 더 무겁게 떨어진다. 여성단체들은 일본이 2023년 병상 있는 의료기관에서만 쓰도록 허가했다가 이용 병원이 줄어 접근 격차가 벌어진 사례를 경고로 든다. 돈 문제도 남았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건강보험이 값을 나눠 내지 않는 비급여를 두고 “급여 신청을 하지 않고 아마 비급여로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약값은 정해지지 않았다.
먼저 볼 것은 식약처의 허가 조건이다. 9주 제한과 원내 투약이 허가 사항에 박히면 나중에 바꾸기 어렵다. 다음은 건강보험 적용 여부다. 비급여로 가면 약값이 접근권을 가른다. 마지막으로 2년 뒤 ‘점진적 확대’의 실체가 남는다. 확대의 기준을 누가 어떤 근거로 정하는지에 따라 2년은 유예가 될 수도, 관행이 될 수도 있다. 여성단체들은 원내 조제 · 투약 방식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허가가 이용의 시작이라면 실제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도입의 완성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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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108.7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가 105.83달러로 마감했다. 5월 19일 이후 최고다. 전쟁으로 페르시아만의 출구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뒤 사우디 원유는 동서송유관을 타고 홍해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송유관이 이라크에서 날아온 드론 공격으로 멈췄다. 세계 석유 공급의 4%가 지나는 길이다. 하루 전인 14일에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를 넘었다.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이다. 한국 국고채 10년물도 15일 4.6%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다. 여섯 달 넘게 이어진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만든 숫자들이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2월 말부터 7월까지 다섯 달 전비를 약 380억 달러, 우리 돈 52조 원으로 집계했다. 그중 217억 달러가 쏜 탄약을 다시 채우는 돈이다. 앞으로도 달마다 20억에서 30억 달러가 더 든다. 그런데 돈은 전쟁을 넓히는 쪽으로도 간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28억 달러어치 대형 폭탄을 팔 준비를 마치고 의회에 비공식 통보했다. 2,000파운드 폭탄 4만 개와 땅속 시설을 뚫는 관통 폭탄 2만 개다. 대금은 국무부의 해외군사금융지원 프로그램, 곧 미국 납세자의 돈이다. 전쟁은 기름값을 올리고, 기름값은 물가를 올린다. 의회예산국은 내년 1분기 물가가 이 전쟁 때문에 0.5%포인트 더 오른다고 내다봤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는 내려오지 못하고, 그 위에 전비를 대는 적자 국채가 쌓인다. 5%는 그 셈의 끝에 있다.
시리아 정부가 13일 휘발유 값을 28%, 경유 값을 40% 올리자 알레포 고속도로에서 타이어가 불탔다. 아사드 축출 뒤 가장 큰 시위다. 같은 주에 필리핀 운송노조 마니벨라가 파업에 들어갔고, 과테말라와 프랑스에서는 운송노동자와 어민이 도로와 연료 저장소를 막았다. 기름값은 시위로 번역됐다. 한국에서 그 숫자는 대출 이자로 번역된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대출 금리가 따라 오르고, 갚을 여력이 가장 적은 사람이 먼저 흔들린다. 전쟁을 결정한 사람과 그 대가를 치르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이 숫자들이 보여준다.
송유관이 미 에너지장관 말대로 “며칠 안”에 다시 열리는지가 당장의 변수다. 국채 5%가 굳어지면 한국은행과 정부가 기업의 조달 비용과 가계의 이자 가운데 어느 쪽을 먼저 걱정하는지가 드러난다. 그리고 18일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 파병 논의가 예고된 자리에서 한국이 이 전쟁의 비용표에 이름을 올릴지가 걸려 있다. 참세상이 5월에 옮긴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마이클 로버츠의 글은 공급 부족과 물가 상승이 침체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넉 달 뒤 그 경고가 숫자로 돌아왔다.
15일 오후 미대사관 앞,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긴급행동이 전국대표자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 일대 48시간 집중행동에 들어갔다. 이름을 ‘미국 침략전쟁 중단 한국군 파병반대 긴급행동’으로 바꾼 날이다. 팻말은 한국어와 영어로 같은 문장을 들었고, 농성은 16일에도 이어졌다. 파병을 논의할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18일 워싱턴에서 열린다.
제주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계약 종료를 통보받은 김민정 씨가 16일 일정을 며칠째인지 헤아린 숫자와 함께 올렸다. 국회 앞 08시 30분, 헌법재판소 앞 1인시위 11시 30분. “1000일 넘었어요?”라는 동료의 물음에 “아직 3년 안 됐어요”라고 답하는 대화가 이 싸움의 길이를 말한다.
민정동지 해고된 지 얼마나 됐어요? 1000일 넘었어요? … 아니요. 아직 3년 안 됐어요.
— 김민정 (@zuo_meng_39) 2026년 9월 16일
파병 반대 농성이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C는 “햇살이 어마어마하네요. 오늘 5시까지 이 자리를 지킵니다”라고 알렸고, 같은 시각 참여연대 등이 모인 미국침략전쟁중단 한국군파병반대 긴급행동은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파병 거부를 직접 밝히라고 요구했다. 18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이틀 앞둔 농성장의 온도다.
정부가 임신중지 약 도입 방안을 발표하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허가 · 심사 관리 계획을 빈틈없이 추진”하겠다고 썼다. 유지영 기자는 “너무 오래 걸렸다”고 반기면서도 건강보험 적용이 정해지지 않았고 비급여 가능성이 크다며 “산이 여럿 남아 있다”고 짚었다. 여성단체 네트워크는 전날 원내 조제 · 투약 방식 철회를 요구했다. 한쪽에서는 약 도입 자체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리포스트 70건을 넘겼지만 이 지면은 그 글을 옮기지 않는다. 다툼은 허가 여부를 지나 돈과 병원, 곧 누가 실제로 이 약을 쓸 수 있는가로 옮겨 갔다.
너무 오래 걸렸다. 다만 아직 건강보험 적용도 결정되지 않고, 비급여로 도입될 가능성도 크고, 해서 산이 여럿 남아 있다.
— 유지영 (@alreadyblues) 2026년 9월 16일
래퍼 매클모어가 에드 시런의 투어에서 빠졌다. 공연 중 “프리 팔레스타인”을 외친 뒤의 일이고, 매클모어가 이를 알린 것은 15일이다. 시런은 16일 “프로모터의 결정이지 내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은 예술을 “강력한 전령”이라 부르며 자기 플랫폼으로 팔레스타인을 말하는 모든 예술가와 연대한다고 썼다. 누가 무대에서 내려오는지는 프로모터가 정했고, 그 결정에 이름을 건 사람은 없다.
Music, film, & art are powerful messengers. DSA stand in solidarity with all artists that use their platforms and unique art forms to bring awareness to Palestine.
— DSA (@DemSocialists) 2026년 9월 16일
통상임금은 연장 · 야간 · 휴일 수당을 계산하는 밑값이다. 한 달 기준 시간을 몇 시간으로 잡느냐에 따라 시급이 달라지고 수당이 달라진다. 서울 버스 사측은 유급 주휴시간을 넣은 209시간을, 노조는 실제 일한 시간에 가까운 176시간을 주장해 왔다. 176으로 나누면 시급이 커진다. 대법원은 동아운수 사건에서 사측 상고를 기각해 176시간 기준을 인정했다. 16일 새벽 합의서는 이 숫자를 비워 두고 개별 소송에 맡겼다. 법원이 정한 숫자를 합의서가 비워 둔 채 파업은 끝났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정나영 수석부지회장이 15일 청와대 앞에서 한 말이다. 참세상이 전한 장기투쟁 노동자들의 기자회견에는 4년째 거리에 선 옵티칼, 700일 넘은 이수기업 해고자, 8개월째 해고된 우창코넥타 80명, 10년 넘은 세종호텔이 한자리에 있었다. 요구는 가족에게 돌아가는 것,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공장은 불탄 뒤 문을 닫았고, 해고의 책임은 원청과 하청 사이를 오갔으며, 정치권과 정부는 “그때만 반짝 관심”을 가졌다고 민주노총 홍지욱 부위원장은 말했다. 거창하지 않은 요구가 4년째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그 문장 안에 있다.
1. 18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파병 반대 목소리가 이틀 연속 기자회견으로 나왔다. 참여연대 등이 모인 미국침략전쟁중단 한국군파병반대 긴급행동은 16일 “정부는 파병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혀라”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직접 거부를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헌법 제5조가 침략전쟁을 부인한다는 것이 근거다. 정의당 김윤기 사무총장은 전날 대통령과 민주당이 “파병할 수 없다”고 먼저 선언하라고 했고, 녹색당은 16일 “평화를 바라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한국군 파병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서비스연맹은 16일 서울 서대문과 경남에서 아침 선전전을 이어갔다. 정부가 검토를 이어가는 사이 반대 목소리는 정당 · 노조 · 원로로 넓어졌다.
2. 중대재해와 장기투쟁을 두고 노동계는 책임의 주소를 원청과 정부에 적었다. 자동차 부품사 HL만도 평택공장에서는 7월 22일 하청노동자 김승모 씨(28)가 설비에 끼여 숨졌다. 금속노조는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학계 · 종교계 · 전직 노조 위원장 등 각계 원로 103명의 이름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은 원청이 시키고 이윤은 원청이 독식하되, 가장 위험한 몫은 하청노동자에게 떠넘긴다”며 정몽원 회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처벌과 위험 업무의 직접고용 전환을 요구했다. 이날 매일노동뉴스 보도로는 HL만도 세 공장에서 10년간 산재 223건이 났고, 그중 절반이 평택 공장 몫이다. 민주노총은 15일 옵티칼 · 이수기업 · 우창코넥타 · 세종호텔 노동자들과 함께 “한가위는 농성장 아닌 가족 곁에서”라며 정부의 장기투쟁 해결을 촉구했고, 이어 원청교섭 시행령과 해석지침 폐기를 내건 투쟁문화제를 예고했다. 노조법 개정으로 원청도 교섭 상대가 됐지만 그 범위를 정하는 시행령과 정부 해석지침이 문턱을 다시 높인다는 것이 민주노총이 문화제를 여는 이유다.
3.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색동원 공대위는 16일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의 전 시설장이 성폭력에 이어 보조금 유용 · 횡령 혐의로 검찰의 징역 2년 구형을 받았다며 재판부의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이달 초 성폭력 사건 1심에서 징역 15년이 나온 시설의 후속 재판이다. 참여연대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10만 원 배상 권고안을 끝내 거부했다며 국회에 집단소송법 제정을 요구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대통령의 신당역 여성살해 4주기 추모가 현장에서 작동하는 정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썼다. 세 성명이 향하는 곳은 각각 재판부, 국회, 정부다.
지난주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가 노동자 표를 가져간 경위를 짚은 뒤에 읽으면, 이 글은 그 다음 장이다.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로버츠가 스웨덴 총선 결과에서 보는 것은 사회민주당의 후퇴다. 사민당은 나토 가입을 지지했고 이민 정책은 우경화했으며,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복지국가는 얇아졌다. “공공서비스를 민간에 외주화하면서 서비스의 질도 떨어졌다”는 문장이 핵심이다. 로버츠는 저숙련 노동력을 위한 대량 이민이 공공서비스 부담으로 돌아오고 그 불만이 극우로 흘렀다고 진단하는데, 이 대목은 이민을 원인으로 놓는 극우의 서사와 갈라 읽을 필요가 있다. 부담을 만든 쪽은 얇아진 복지국가라는 것이 글의 결론이다.
정부는 15일 반도체 등 대규모 산업단지(메가특구)에서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직을 주 52시간 상한에서 빼는 노동특례를 두고 노사정이 석 달간 논의하는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동아일보 사설은 그 논의의 결론을 먼저 적는다. 근로시간 상한 예외를 “지금이라도 도입”하고, 기간제 사용 기간도 늘리고, 그것을 “반도체나 메가특구에 굳이 한정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대화를 요구한 노동계에는 합의점을 찾으라고 주문한다. 사설이 말하지 않은 것은 특례 대상인 연봉 상위 3%에 삼성 직원의 56%가 든다는 경향신문의 보도이고, 야근수당이 사라지는 사람의 숫자다. 특례를 특구 밖으로 넓히자는 말은 예외를 원칙으로 바꾸자는 말과 같다.
“한국 경제는 고금리 충격에 취약하다”는 문장은 맞다. 다만 사설이 그 문장 뒤에 세운 것은 외국인 자금 이탈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다. 국고채 4.6%가 주택담보대출 이자로 번역될 때 흔들리는 가계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 금리를 밀어 올린 전쟁, 그 전쟁을 넓히는 무기 판매도 문장 밖에 있다. 원인을 묻지 않는 대비는 이자를 누가 갚을지만 정하는 대비로 끝난다.
특례 철회 가능성을 사설이 명시한 것은 드물다. 한겨레는 노동계를 들러리로 세우는 요식행위여서는 안 되며 “노동 특례 도입을 재검토하는 것도 선택지 중의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썼다. 동아일보와 같은 사안을 두고 정반대 방향에서 정부를 압박한 셈이다. 논쟁거리는 그 다음에 있다. 법안은 이달 발의되고 대화 시한은 석 달이다. 결론이 먼저 정해진 일정표 위에서 요식행위가 아닌 대화가 가능한지를 사설은 묻지 않았다.
초등 사회 검정 교과서 8종 가운데 한 출판사의 책에서 동학농민혁명을 비롯한 주요 사건이 빠졌고, 그 책은 검정을 통과했다. 사설은 교육과정을 손질해 반드시 알아야 할 사건이 포함되게 하라고 요구한다. 사설이 열어 둔 질문은 그 앞에 있다. 무엇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인지 정하는 기준이 검정 기준 안에 없었다는 점이다. 아래로부터의 봉기가 국가의 목록에서 선택 사항이 된 경위를 사설은 묻기 시작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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