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을 믿었지만,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의 학생들이 마주한 현실은 높은 자살률과 시험 문제 유출이었다. 델리에서 학생들은 36일간 시위를 벌여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정말 승리한 것일까?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의 한 시위 참가자가 “아빠, 모디 총리가 우리를 몽둥이로 때리라고 지시했어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출처: 사피나 나비
인도 델리 — “우리가 해냈다!”
1993년부터 인도에서 시위가 열리는 대표적인 공공장소 역할을 해온 18세기 석조 천문대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에 이 구호가 울려 퍼졌다. 수천 명의 학생이 몬순의 하늘 아래 모여들었고, 7월 25일 다르멘드라 프라단(Dharmendra Pradhan) 교육부 장관이 사임했다는 소식을 띄운 휴대전화를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학생들은 36일 동안 방수포 아래에서 잠을 자고 델리의 무더위 속에서 행진하며 수도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공간 가운데 하나인 이곳에서 24시간 농성을 이어갔다. 지칠 대로 지친 학생들은 이제 서로를 끌어안고 바리케이드 위로 올라가 운동 깃발을 흔들었다.
인도 의학·치의학·간호학 학부 과정에 진학하려면 반드시 치러야 하는 국가자격·입학시험(National Eligibility Entrance Test·NEET)을 준비하는 조티 마하잔(Jyoti Mahajan)은 이 순간이 많은 학생이 기다려온 것, 즉 자신들의 목소리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마침내 누군가 우리 목소리를 들어줬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수년간 공부했고, 우리가 원했던 것은 공정한 기회뿐이었다.”
몇 주 동안 시위 현장을 지킨 마하잔은 <트루스디그>(Truthdig)에 이렇게 말했다.
잔타르 만타르에 모인 청년들은 자신들이 보기에 이미 깨져버린 약속에 항의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경제적 안정을 보상으로 얻지 못했다. 수년간 공부하고 희생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시험지 유출과 시험 취소, 실업이었다.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청년들이 비슷한 좌절을 겪는다. 한국 청년들은 혹독한 시험 경쟁과 침체된 취업시장이 결합한 극도의 경쟁사회를 가리켜 ‘헬조선(Hell Joseon)’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탕핑(Tang Ping·躺平, 드러눕기)’ 운동은 과도한 노동을 강요하는 소모적인 문화에 대한 반발을 나타내며, 청년들은 사회가 전통적으로 성공의 척도로 삼아온 기준 대신 최소주의적 삶을 선택한다.
델리에서는 단 한마디의 모욕이 시위에 불을 붙였다. 5월 15일 대법원 심리에서 수리야 칸트(Surya Kant) 대법원장은 인도의 실업 청년들을 ‘바퀴벌레’에 빗댔다. 청년들은 이 모욕적인 표현을 역으로 활용해 풍자적인 이름의 ‘바퀴벌레 민중당(Cockroach Janta Party)’을 결성했다.
깨져버린 약속
많은 인도인은 대학 입시와 취업 경쟁시험을 계층 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적 약속의 핵심으로 여긴다. NEET를 비롯해 연방공무원위원회(Union Public Service Commission), 직원선발위원회(Staff Selection Commission), 철도 채용시험 등에 합격하는 것을 안정적인 일자리와 중산층의 삶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길로 여긴다.
그러나 해마다 수백만 명의 학생이 정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며 지원자 수는 채용 인원을 압도한다. 더욱이 학생들은 채용 절차가 진행되기를 기다리면서 발이 묶이는 경우가 많고, 실제 임용장을 받기까지 통상 2~3년을 기다린다. 관료주의적 타성, 행정 관리 부실, 시험 문제 유출 이후 법원이 빈번하게 내리는 채용 중단 명령 등이 이처럼 심각한 지연을 초래한다.
인도의 실업 문제는 갈수록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 2022년 인도 전체 실업자의 83%를 청년이 차지했다. 실업자 가운데 교육받은 청년, 즉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청년의 비율도 2000년 54.2%에서 2022년 65.7%로 상승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24년 인도 고용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인도의 실업은 교육받은 청년층, 특히 도시 지역의 청년층에 갈수록 집중되고 있으며, 고등교육만 받으면 경제적 계층 상승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오랜 믿음에 도전하고 있다.”
고된 학습 시간과 경제적 압박,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청년들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National Crime Records Bureau)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학생 12만 3,918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5분의 1 이상이 시험 실패와 관련돼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칸트 대법원장의 ‘바퀴벌레’ 발언은 청년들의 분노를 건드렸다. 더욱이 이 발언은 NEET를 치른 200만 명 이상이 시험 문제 유출로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 불과 이틀 뒤에 나왔다.
많은 시위 참가자는 이 발언에서 수년간 시험을 준비하고 자격을 갖춘 뒤 기회를 기다려온 청년들을 사회가 광범위하게 무시하는 태도를 읽었다. 시험 취소, 불분명한 채용 일정, 조직적인 부정행위와 이른바 가산점 산정 방식의 갑작스럽고 자의적인 변경 등 공정성을 훼손하는 절차를 경험한 학생들은 이 발언이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 시위 현장에 마련된 팻말 제작 공간. 출처: 사피나 나비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던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아비지트 딥케(Abhijeet Dipke)는 온라인에서 반응이 확산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인도 청년들이 유머와 풍자를 통해 모욕적인 표현을 자신들의 언어로 되찾는 모습을 본 그는 칸트의 발언 다음 날 ‘바퀴벌레 민중당’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는 이 정당을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CockroachJantaParty 해시태그를 단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현재까지 190만 건에 달했고 #NEETScam 역시 빠르게 퍼졌다. 풍자적인 인스타그램 계정은 개설한 지 78시간 만에 팔로워 300만 명을 돌파했고, 닷새 만에 1,000만 명을 넘어 집권 인도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BJP)의 계정보다 많은 팔로워를 확보했다.
하리아나주 아쇼카대학교(Ashoka University)의 정치·국제관계학 교수 우다이 찬드라(Uday Chandra)는 시위 참가자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개인적인 불만을 공동의 정체성으로 바꿔냈다는 점에서 이 운동의 의미를 찾는다.
온라인에서 개인적으로 쏟아내던 불만은 빠르게 집단적 요구로 발전했다. 학생과 청년들은 교육부 장관의 사임뿐 아니라 국가시험원(National Testing Agency)의 전면적인 구조조정 또는 폐지를 요구했다. 시험지 유출에 관여한 관리자에게 보석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형사처벌을 즉시 시행하고, 정부 시험 결과 발표와 임용에 법정 기한을 설정하라고도 요구했다.
이후 시위대는 시험 문제 유출 이후 자살한 학생들의 유족에게 보상하고 시위 참가자들에게 어떠한 법적 조치도 취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찬드라는 이 운동을 ‘비정치적으로 보이는 정치’라고 설명한다. 청년들이 전통적인 정당정치를 거부하면서도 제도와 공정성, 책임을 둘러싼 정치투쟁에는 참여한다는 의미다.
“전통적인 정치적 정체성이 없다고 해서 정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공적 영역에 진입하는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그는 트루스디그에 이렇게 말했다.
아시아의 학력·자격증 위기
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은 교육을 계층 상승과 안정으로 향하는 가장 안전한 길로 여긴다. 가족들은 학위와 자격증을 얻는 데 막대한 비용을 쓴다. 이에 따라 아시아에서는 사교육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학생과 가족들은 치열한 경쟁시험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노력한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인도에서 새로 생긴 학교 10곳 가운데 7곳이 사립학교였다.
하지만 갈수록 많은 청년에게 학업 성취와 경제적 안정 사이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자살과 자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초·중·고등학생의 자해 및 자살 시도는 모두 9,838건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스펙 경쟁’, 즉 취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학위와 자격증, 각종 경력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한계에 도달한 가장 뚜렷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한국의 청년층은 세계에서 교육 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 가운데 하나로, 전문대학 이상의 고등교육 학위를 보유한 25~34세의 비율은 2000년 37%에서 2021년 69%로 상승했다.
그러나 고등교육의 확대도 일자리와 주거, 계층 상승을 둘러싼 불안을 없애지 못했다. 한국인의 다수는 2010년대에 널리 퍼진 ‘헬조선’이라는 인식에 공감한다. 이 표현은 한국의 마지막 왕조인 조선을 빗댄 말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노력에 걸맞은 경제적 보상이나 취업 전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느끼면서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거나 결혼과 출산, 연애, 내 집 마련을 포기하려 한다.
중국에서는 고등교육이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수백만 명의 대학 졸업자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노동시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현재 중국은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청년 고용 위기 가운데 하나를 겪고 있다. 공공부문에 들어가기 위해 학생들이 치르는 공무원시험은 2024년 합격률이 1.5%에 불과했다.
일부 중국 청년에게 끊임없는 경쟁과 불확실한 보상이 주는 압박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회·온라인 현상인 ‘탕핑’을 확산시키는 배경이 됐다. 탕핑은 끝없이 노력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태도로, 희생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약속에 청년들이 느끼는 광범위한 피로감을 반영한다.
아시아 연구에 주력하는 애머스트칼리지(Amherst College) 정치학자 암리타 바수(Amrita Basu)는 이러한 현상의 뿌리에 제도에 배신당했다는 감정이 있다고 본다.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인도, 스리랑카에는 오랜 학생 시위의 전통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세대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수는 <트루스디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과거 학생운동이 정당이나 이념투쟁과 결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과 달리, 최근의 청년 시위는 실업과 공정성, 기회를 둘러싼 일상적인 불만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이 세대의 학생 시위대는 민족주의의 유산에 얽매여 있지 않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말했다.
“이러한 시위를 이념적이라기보다 실용적인 운동으로 볼 수도 있다.”
아시아 청년들은 공정한 기회와 양질의 일자리, 정치적 연줄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보상하는 제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교(Uppsala University)의 평화·분쟁 연구 교수이자 인도 출신인 아쇼크 스웨인(Ashok Swain)은 냉소가 아시아 전역에서 청년운동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도에서는 청년들이 교육과 노력이 여전히 기회를 가져다주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정부 일자리 할당제를 둘러싼 갈등이 책임지지 않는 정치질서에 맞선 저항으로 확대됐다.”
스웨인은 <트루스디그>에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는 경제적 불안과 극심한 경쟁이 계층 상승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켰고, 중국에서는 희생하고 순응하면 이전 세대가 약속받았던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의심하는 청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스웨인은 직접적인 계기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기대와 현실 사이의 경제적 격차가 공정성과 책임, 정치적 발언권을 둘러싼 더 광범위한 문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청년들은 자신의 삶을 만들어갈 공정한 기회를 원한다. 동시에 그들은 그저 복종하고 기다려야 하는 집단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정치적 주체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원한다.”
온라인에서 거리로
지난 몇 달 동안 인도에서는 온라인에서 분출한 목소리가 거리에서 실질적인 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이 운동의 시험대가 됐다.
6월 6일 딥케는 미국에서 인도로 돌아왔다. 잔타르 만타르 시위를 소집했던 그는 공항에서 곧장 현장으로 향했다. 그 순간 그는 바퀴벌레 민중당이 온라인에서 만들어낸 동력을 현실의 거리로 옮겼다.
잔타르 만타르에서 개인의 불안은 공적인 불만으로 바뀌었다. 시험 준비생들은 평소 델리의 올드 라진더 나가르(Old Rajinder Nagar)나 무케르지 나가르(Mukherjee Nagar) 같은 입시학원 밀집지역의 비좁은 셋방에서 하루 14시간씩 공부하고 레딧 게시판과 비공개 텔레그램 그룹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이제 그들은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의 분노를 거리에서 현실로 드러냈다.
이들 가운데 동델리 출신의 23세 법학도 스네하 다스(Sneha Das)도 있었다. 그는 인도 청년들의 문제를 정부가 외면한다고 느껴 시위에 참여했다고 트루스디그에 말했다.
“나도 학생이다. 델리 경찰과 정부가 우리, 특히 여성들을 대하는 방식 때문에 내 안에 분노가 생겼다.”
다스는 경찰의 무력 사용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7월 20일 의회를 향해 행진하던 시위대에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하고 시위 참가자들을 구타·구금했다. 이 과정에서 골절상을 포함해 200명이 중상을 입었다.
다스에게 한 차례 현장에 나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는 책임을 요구하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하기 위해 계속 시위 현장으로 돌아왔다. 다스는 자신과 다른 참가자들이 기존 정치조직을 통해 동원된 것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왓츠앱 그룹을 통해 온라인에서 형성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농성 기간 내내 잔타르 만타르를 지킨 사람 가운데 21세 아유시 쿠마르(Ayush Kumar)도 있었다. 그는 이 시위의 근본적인 질문은 인도 청년들이 수년간 진입을 준비해온 제도를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가에 있었다고 말했다.
왼쪽의 아유시 쿠마르(Ayush Kumar)가 잔타르 만타르(Jantar Mantar) 시위에 참여해 팻말 두 개를 들고 있다. 출처: 사피나 나비
“그들은 우리가 숨 쉴 깨끗한 공기조차 제공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안정된 미래를 줄 수 있겠는가?”
쿠마르는 정치권이 델리의 숨 막히는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미 학생 21명이 죽었다. 수년 동안 준비한 끝에 우리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수밖에 없다.”
그는 5월 NEET를 다시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자살한 학생 21명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쿠마르에게 이 시위는 결국 책임을 묻는 일이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에게 답할 의무가 있다.”
시험과 일자리를 넘어
온라인의 참여 호소에 응답해 학생운동 밖의 인사들도 시위에 합류했다. 라다크(Ladakh) 출신 환경운동가이자 교육개혁가인 소남 왕축(Sonam Wangchuk)이 6월 6일 현장에 도착하면서 이 운동은 전국적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왕축이 6월 28일 학생 활동가들과 함께 단식투쟁을 시작하면서 잔타르 만타르 시위는 청년이 주도하는 운동을 넘어 책임성과 정부의 반대 의견 대응 방식을 문제 삼는 대중운동으로 확대됐다.
7월 18일 시위는 더욱 대립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왕축과 다른 시위 참가자들이 단식투쟁을 시작한 지 21일째 되던 날, 경찰이 잔타르 만타르 시위 현장에서 왕축을 데려갔다.
경찰의 조치는 지지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단식투쟁 참가자인 네하 보라(Neha Bora)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이를 ‘구금’이라고 표현하면서 “델리 경찰이 왕축을 강제로 데려갔다”고 주장하고 다른 시위 참가자들까지 끌어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델리 경찰은 왕축의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델리 고등법원의 명령과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조치했다고 밝혔다.
많은 시위 참가자는 이 사건을 통해 당국이 자신들의 문제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더욱 굳혔다. 또한 이 사건이 책임을 계속 요구하려는 자신들의 의지를 약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 시위대는 자신들의 요구를 의원들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의회로 행진하는 ‘산사드 찰로(Sansad Chalo·의회로 가자)’ 행진을 발표했다. 당국이 이 행진을 탄압하면서 많은 참가자는 공공기관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더욱 굳혔다.
학생들이 교육부 장관의 사임을 끌어낸 지 며칠 뒤인 7월 3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시위대를 “잘못된 길로 이끌린 아이들”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이들을 “용서한다”고 말했다.
탄압과 무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도 더 많은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버림받았다는 감정과 경제적 좌절이 저절로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 이는 교육을 받고 자격을 갖추면 미래가 열린다는 사회의 로드맵을 충실히 따랐지만 비슷한 구조적 장벽과 마주한 아시아의 한 세대 전체에도 해당한다. 중국 청년들이 ‘탕핑’을 통해 조용히 경쟁에서 이탈하고 한국 청년들이 ‘헬조선’이라는 절망을 토로하는 현실에 이르기까지, 청년들은 이제 노력과 학업 능력이 더 이상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묻고 있다.
[출처] High Effort, No Reward: From Delhi to Seoul, Youth Have Had Enough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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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나 나비(Safina Nabi)는 독립 멀티미디어 저널리스트다. 남아시아 지역을 취재하며 분쟁, 인권, 젠더, 보건, 문화, 사회정의, 환경 문제를 다룬다. 그의 기사는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safinanabi.contently.com/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