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NASA Hubble Space Telescope, Unsplash
서호주 필바라(Pilbara) 지역에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들이 수십억 년 동안 그래 왔듯이 하늘 아래 자리하고 있다. 이 암석들은 약 35억 년 전에 형성한, 검고 풍화된 화산암으로, 광맥이 관입했고 오랜 지질학적 시간을 거치며 변성했다.
이 암석들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이처럼 오래된 암석 대부분은 이미 지구 내부로 다시 들어갔다. 그러나 이 암석들은 여전히 지표에 남아 있으며,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처음 기록한 역사를 지울 정도는 아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베개용암(pillow basalt)의 둥근 형태를 아직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물속에서 분출한 용암이 고대 해저에서 식으면서 형성한 구조다.
약 35억 년 전 바다 아래에서 분출한 베개용암이 이후 운석 충돌을 받았다. 출처: 크리스 커클랜드, CC BY-NC-ND.
이 암석 기록에는 지구 생명의 기원을 보여 주는 가장 오래되고 널리 인정받는 증거 가운데 일부도 남아 있다. 그러나 일부 노두(지표에 드러난 암석 부분)를 자세히 살펴보면 암석을 따라 부채 모양으로 퍼지는 가느다란 선들이 보인다.
이 구조는 쇄설원뿔(shatter cone)이다. 쇄설원뿔은 운석 충돌이 만든 충격파가 남긴 흔적이며, 우주에서 날아온 천체가 한때 지구를 강타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우리 연구팀은 2025년 이 암석들을 처음 보고하면서, 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노스폴 돔(North Pole Dome, 서호주 필바라 지역에 있는 고유 지명)이라 부르는 지역에 있는 고대 충돌구의 일부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 가지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었다. 바로 이 충돌이 정확히 언제 일어났는가 하는 점이었다.
우리는 국제 지질학 학술지 《Geology》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서 충격을 받은 암석 속에 들어 있는 미세한 광물의 ‘시계’를 이용해 이 충돌이 약 30억 2,400만 년 전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결과는 노스폴 돔을 현재까지 알려진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충돌 구조로 만들었으며, 40억~25억 년 전 시기인 시생대(Archean)에서 확인한 유일한 충돌구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노스폴 충돌구(North Pole Crater)에서 발견한 충격 변성암의 쇄설원뿔(shatter cones). 출처: 크리스 커클랜드, CC BY-NC-ND.
심원한 시간이 주는 선물
이 이야기는 초기 지구에 남은 상처에 관한 이야기다. 동시에 지질학이 사회에 준 가장 위대한 선물 가운데 하나인 심원한 시간(deep time)이라는 개념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류는 약 30만 년 동안 지구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지구의 나이는 약 45억 년이다. 우리 행성의 역사는 대부분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긴 시간에 걸쳐 펼쳐졌다.
암석은 그 역사를 기록한 책의 페이지와 같다. 어떤 암석은 용암류에서 시작했고, 어떤 암석은 해저에 쌓인 진흙에서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의 운동은 이 암석들을 묻고, 굳히고, 습곡(지층이나, 암석이 강한 압력으로 휘거나 구부러진 구조)시키고, 가열했으며, 때로는 다시 지표로 끌어올렸다. 지질학자는 이 페이지들의 순서를 밝혀내고, 가능하다면 각각에 연대를 부여하는 일을 한다.
이를 수행하는 한 가지 방법이 층서학(stratigraphy)이다. 층서학은 암석층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두 개의 용암류가 서로 겹쳐 있다면 일반적으로 아래쪽 용암류가 더 오래됐다. 또한 광맥이 암석을 가로질러 관입했다면 그 광맥은 원래 암석보다 더 젊다.
그러나 오래된 암석은 좀처럼 단순한 모습을 유지하지 않는다. 수십억 년 동안 암석층은 기울어지고, 습곡하고, 침식을 겪는다. 따라서 지질학자들은 대비(correlation)라는 방법을 활용한다. 우리는 암석의 위치, 외형, 화학 조성, 자기 신호 또는 정확한 연대를 알고 있는 인접한 지층을 이용해 서로 다른 지역의 암석을 연결한다.
대비는 매우 강력한 방법이지만, 훼손된 책에서 떨어져 나온 한 페이지가 원래 어디에 있었는지 찾아내는 작업과 비슷하다. 그 페이지가 책의 앞부분인지, 중간인지, 끝부분인지는 알 수 있지만, 정작 페이지 번호는 사라진 상태다. 노스폴 돔에서도 바로 이 문제가 가장 큰 과제였다. 운석 충돌의 흔적은 분명했지만, 그 충돌이 언제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흩어진 단서를 맞추다
초기 연구에서는 충격을 받은 암석이 지역 지층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근거로 이 충돌이 매우 오래전에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이후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는 이러한 해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충돌이 훨씬 뒤인 27억~4억 년 전 사이 어느 시점에 일어났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간 범위는 지구 역사 전체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두 해석 모두 복잡한 지질 구조에 분포하는 오래된 암석들을 서로 대응시키는 방법에 의존했다. 그러나 필바라에서는 이러한 작업이 매우 어렵다. 광활한 오지에 흩어진 미세한 검은색 암석들을 서로 연결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
그래서 우리는 암석 자체의 내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충격을 받은 암석 속의 미세한 결정들은 형성되거나 변형된 시기를 기록하는 시계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광물 연대측정은 때때로 사라진 페이지 번호를 되찾아 줄 수 있다.
골격형 지르콘(zircon) 결정(녹색)을 거짓색(false colour)으로 표현한 영상. 축척 막대는 20마이크로미터(μm)로,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출처: 크리스 커클랜드.
미세한 결정 시계
핵심 광물은 지르콘(zircon)이었다. 지르콘은 매우 작고 단단하며 시간을 기록하는 능력이 뛰어난 광물이다. 지르콘에는 우라늄이 들어 있으며, 이 우라늄은 매우 천천히 납으로 붕괴한다. 지르콘 결정 속 우라늄과 납의 양을 측정하면 그 결정이 언제 형성했는지, 또는 강한 사건으로 언제 크게 변형됐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우리는 한 쇄설원뿔에서 여러 종류의 지르콘을 발견했다. 일부는 34억 년보다 오래된 연대를 보존하고 있었다. 이러한 지르콘은 충돌을 당한 고대 암석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또 다른 지르콘 집단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 지르콘들은 얼어붙은 번개를 닮은 골격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러한 형태는 매우 특이한 환경에서 결정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거나 재결정화할 때 형성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지르콘 조직은 달의 충돌암에서도 발견했다. 가장 잘 보존된 골격형 지르콘은 약 30억 년의 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골격형 지르콘은 여러 과정으로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시계가 필요했다. 우리는 인회석(apatite)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인회석은 미량의 우라늄을 포함하는 인산염 광물이다.
인회석은 뜨거운 유체가 깨진 암석 사이를 이동할 때 성장할 수 있다. 이는 충돌이 만들어 내는 환경과 정확히 일치한다. 충돌이 발생하면 열과 균열이 생겨 물이 충돌구를 따라 순환하기 때문이다. 인회석이 기록한 연대는 변형된 지르콘이 보여 준 연대와 정확히 일치했다.
서로 다른 광물과 서로 다른 암석에서 얻은 두 개의 시계는 약 30억 200만 년 전에 하나의 동일한 사건이 일어났음을 가리켰다.
격렬했던 초기 지구를 보여 주는 희귀한 순간
다른 광물들은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려 주었다. 쇄설원뿔을 가로지르는 광맥 속의 은빛 운모광물인 백운모(muscovite)는 약 16억 6,000만 년의 연대를 나타냈다. 광맥의 형태는 이 광맥이 운석 충돌보다 훨씬 뒤, 어떤 자연적인 과정이 암석을 다시 교란했을 때 형성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은 충돌 시기를 나타내지 않는다. 이들은 같은 손상된 책에 추가된 더 뒤의 장에 해당한다.
이 충돌구의 연대를 밝혀낸 과정은 지구의 가장 오래된 역사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다만 그 역사를 읽기가 매우 어려울 뿐이다. 달과 달리 지구는 침식, 매몰, 가열, 그리고 판 구조 운동으로 오래된 지표를 끊임없이 파괴한다.
초기 지구에 형성한 충돌구 대부분은 이미 사라졌다. 그러나 노스폴 돔(North Pole Dome)에서는 그중 하나가 살아남았다. 이곳의 암석은 30억 2,400만 년 전 우주에서 날아온 천체가 남긴 충돌의 흔적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이는 격렬했던 우리 행성의 유년기를 기록한 매우 희귀한 한 페이지이며, 그 날짜는 여전히 암석 속에 새겨져 있다.
[출처] Earth’s oldest crater really is over 3 billion years old, new study confirms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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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커클랜드(Chris Kirkland)는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지질연대학(Geochronology) 교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