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규모 추방 정책에 따라 이민자들은 비위생적이고 과밀한 구치소와 수용시설에 갇혀 있다.
2026년 6월 12일 미국 뉴저지주 델라니 홀 구금시설(Delaney Hall Detention Facility)에서 ICE 요원들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이민자 구금시설 내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구금시설 내부의 인권 침해와 부당한 처우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출처: 현지 생방송 화면 갈무리
43세 조지아 국적의 샤무카 아르트멜라제(Shamuka Artmeladze)는 2026년 6월 4일 연방 이민 당국의 구금 상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기사가 발행될 당시까지도 그의 이름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온라인 사망자 명단에 올라 있지 않았지만, 언론은 그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ICE 구금 중 사망한 50번째 인물로 보도했다. 루이지애나의 악명 높은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최근 발생한 두 건의 사망 사건 가운데 하나인 아르트멜라제의 죽음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추방 정책이 광범위한 이민자 구치소와 수용시설 안에서 예견된 인권 위기를 초래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 가운데 하나다.
연방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ICE 구금 중 사망한 사람은 최소 51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최소 19명은 2026년 1월 1일부터 6월 4일 사이에 숨졌으며, 올해 첫 6개월 동안 평균 8일마다 1명 꼴로 사망자가 발생한 셈이다.
또한 올해에는 장애인 최소 2명이 한겨울의 혹한 속에서 이민 당국이 석방한 직후 저체온증 등 한랭 노출로 숨졌다. 여기에는 3월 초 피츠버그의 버스 정류장에 30시간 동안 방치됐다가 사망한 31세 아이티 출신 여성도 포함된다. 검시관은 두 사건 모두 타살로 판단했지만, ICE는 이들을 공식 사망자 집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 1월 이후 보고된 사망자 51명도 실제보다 적게 집계된 수치일 수 있다고 말한다.
수개월 동안 시위 참가자들과 연방 감독기관, 그리고 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강경 단속으로 구금된 성인과 아동 6만 8,000여 명이 위험한 환경에 수용돼 있다고 경고해 왔다. ICE는 구금자들에게 적절한 보호와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감독 자료는 구치소와 수용시설에서 학대와 의료 방치, 예방할 수 있었던 사망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비판론자들은 전례 없이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민자를 가능한 한 오래 구금하기 위해 법정에서 다투는 한편, 민간이 운영하는 구치소와 수용시설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온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낳은 예견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이민자 권익단체 <아메리카스 보이스>(America’s Voice)의 사무총장 버네사 카르데나스(Vanessa Cárdenas)는 6월 22일 성명에서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마련해 준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이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가능한 한 많은 고통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민주당의 알렉스 파디야(Alex Padilla) 상원의원과 일리노이주를 대표하는 민주당의 리처드 더빈(Richard Durbin) 상원의원은 국토안보부(DHS) 장관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방 구금시설 내 사망자 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ICE 구치소의 수용 환경에 대한 의회의 우려를 해소하기 전까지 행정부가 미등록 이민자 구금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6월 18일 서한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랜 기간 구금되면서 이미 의료 방치와 위험한 환경에 시달리던 시스템에 예견된 대로 더 큰 부담이 가해졌다"며 "행정부는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거나, 예상하고도 그대로 정책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의무 구금' 지시 이후 급증한 사망자
4월 12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구금센터에서는 알레드 다미엔 카르보넬-베탕쿠르트(Aled Damien Carbonell-Betancourt)가 감방 침대 시트에 목을 맨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으며, 당국은 자살로 추정했다. ICE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집권 이후 ICE 구금 중 사망한 세 번째 쿠바 국적인 그는 3월 연방 구치소 의사에게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지만, 자살 충동을 겪은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민 연구자 앤드루 프리(Andrew Free)가 지적했듯이, 카르보넬-베탕쿠르트는 2024년 인도주의적 가석방 제도를 통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형사 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었다. 이민법 위반은 형사범죄가 아니라 민사 위반이지만, 그는 집에서 이민 절차를 진행하도록 허용받지 못한 채 트럼프의 의무 구금 정책에 따라 연방 구치소에 수감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카르보넬-베탕쿠르트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ICE 구금 중 자살로 판정된 최소 10명의 남성 가운데 한 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6월 4일에는 루이지애나의 악명 높은 윈 교정센터에서 4개월 동안 수감돼 있던 마무카 아르트멜라제(Mamuka Artmeladze)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르트멜라제나 그의 사망 경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ICE는 법률에 따라 의회에 사망 사실을 통보했지만, 관련 보도자료는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았다. 이는 4월 11일 49세 알레한드로 카브레라 클레멘테(Alejandro Cabrera Clemente)가 숨진 데 이어 2026년 들어 윈 교정센터에서 발생한 두 번째 사망 사건이었다.
아르트멜라제가 숨지기 이틀 전, 국토안보부 감사관실은 윈 교정센터를 강하게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방 감독관들은 루이지애나의 농촌 지역으로, 전국 각지에서 미등록 이민자들을 지역사회와 격리하기 위해 이송하는 이른바 '구금 골목'의 시설을 불시에 점검한 결과, 직원들이 위생 상태를 제대로 유지하지 않았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수감자들의 법률 자료 접근권도 보장하지 않았고, 물리력 사용 규정까지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 사례에서는 교도관이 수감자를 "제압"하기 위해 금지된 목 조르기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윈 교정센터는 불필요하게 이민자들을 수감한다는 비판을 받는 전국 수십 곳의 ICE 시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뉴저지주에서는 델라니 홀 이민자 구금시설 안의 수감자들이 먹을 수 없는 음식과 외부와의 단절에 항의하며 단식과 노동 거부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위대도 경찰의 강경 진압에도 불구하고 수 주째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델라니 홀에는 임신부와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을 포함해 가족 단위 수감자들도 함께 갇혀 있다.
카르데나스는 생명을 구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 장애 아동들과 법정에 출석하도록 강요받는 유아들에 관한 보도를 언급하며 "아이들마저 이 행정부의 잔인하고 증오에 찬 반이민 집착의 새로운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집권 직후 ICE에 전례 없는 '의무 구금' 정책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입국 심사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 들어온 모든 이민자는 판사를 만나 추방 명령에 이의를 제기할 때까지 보석 심리조차 받지 못한 채 구금될 수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의 소송 추적 자료에 따르면, 변호인들은 의뢰인의 석방을 위해 의무 구금이 헌법상 인신보호영장 조항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는 청원서를 1만 5,000건 이상 제출했다.
법원은 대부분의 사건에서 ICE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연방법원은 의무 구금 정책이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한다며 대체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미등록 이민자를 사실상 교도소처럼 운영되는 '구금시설'에서 석방받기 위한 보석 심리를 받을 권리가 비시민권자에게도 헌법상 보장되는지를 두고는 연방 항소법원들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문제가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구금 중 발생한 모든 죽음은 예방할 수 있었다"
이민자 권익 활동가들은 의도가 분명하다고 말한다. 추방 명령에 맞서 자신을 변호하는 절차를 극도로 어렵게 만들고, 특히 사실상 구치소 안에서는 변호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사람들이 스스로 '자진 출국'을 선택하도록 압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고통을 주는 이러한 정책은 사람들의 목숨까지 앗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은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ICE 구금 중 발생한 사망 사건 32건을 조사한 보도를 내놓았다. 취재진은 사망 보고서와 부검 기록, 환자 의료기록을 독립적인 검토를 위해 의사 14명에게 전달했다. 의사들은 32건 가운데 최소 17건에서 적절한 의료가 제때 제공됐다면 사망자가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ICE 구금시설에서 발생한 사망의 95%가 예방 가능했을 것으로 분석한 2024년 보고서와도 같은 결론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료는 트럼프가 취임해 '의무 구금' 정책을 시행하기 이전부터 이미 공개돼 있었다.
카르데나스는 "잔혹함은 정책의 부수적인 결과가 아니라, 바로 정책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6월 5일 ICE는 최근까지 구금됐던 사람들의 사망을 더 이상 공개하지 않겠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토안보부(DHS)는 이를 "상식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변경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 도입된 정책은 폐지됐다. 기존 정책은 연방 이민 당국의 구금에서 풀려난 뒤 30일 이내 발생한 사망 사건도 조사해 의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뉴욕시 교정시설 의료책임자를 지낸 호머 벤터스(Homer Venters)는 <AP통신>에 구금 해제 이후의 사망까지 추적하는 것은 의료 공백을 파악하기 위한 표준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벤터스는 "이런 사망에 대한 보고를 없애는 것은 부실한 의료를 드러내거나 감염병 확산을 추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강 결과를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민 연구자 앤드루 프리(Andrew Free)는 자신의 서브스택 뉴스레터에 올린 글에서, ICE 구금 중 발생한 모든 사망은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의무 구금' 자체가 법적 근거가 취약한 정책적 선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프리는 4월 17일 "구금 중 발생한 모든 죽음은 예방할 수 있었다. 민사 절차에 따라 구금된 사람들을 교도소에 가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라며 "문제는 그보다 더 복잡하지 않다"고 썼다.
[출처] ICE Says 51 People Died in Custody Under Trump. Experts Say That’s an Undercount.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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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루드비히(Mike Ludwig)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거주하는 <트루스아웃>의 상근 기자다. 그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놓인 사람들과 지역사회, 생태계를 다루는 팟캐스트 <클라이밋 프런트 라인스>(Climate Front Lines)의 진행자이자 작가이기도 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