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군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사이의 충돌이 이번 주 들어 더욱 유혈적인 양상으로 전개되었으며, 카불에서 발생한 공습으로 최소 100명이 사망했다. 세계의 시선이 중동에 집중된 가운데, 어느 쪽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 간의 적대 행위는 이번 주 카불에서 발생한 공습으로 최소 100명이 사망한 이후 급격히 격화되었다. 과거 동맹이었던 이 두 세력은 군사적 대결에서 물러설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출처: Unsplash+, Getty Images
파키스탄 국방장관 카와자 아시프(Khawaja Asif)는 최근 자국이 아프가니스탄과 “공개적인 전쟁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아시프는 이 발언을 파키스탄이 이웃 국가 영토 깊숙한 곳까지 공습을 감행한 이후 내놓았다. 두 나라는 서로를 상대로 적대 행위를 벌여 왔다.
과거 동맹이었던 이들 사이의 대치는 3월 16일 밤 파키스탄군이 낭가르하르주와 카불을 공격하면서 급격히 격화되었다. 아프간 수도에서는 한 약물 재활 시설이 타격을 입었고, 최소 1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며 광범위한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탈레반 대변인들은 외교의 시간이 끝났다고 선언하며 민간인 사망에 대한 보복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 장관들은 병원은 공격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맞섰다. 어느 쪽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긴장 고조는 2월 23일 파키스탄 공군(PAF)이 파키스탄 국가에 반대하는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운동(Tehrik-i-Taliban Pakistan, TTP)의 은신처를 겨냥했다고 주장하며 공습을 실시하면서 시작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적십자사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18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후 아프간 탈레반은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최근 몇 년 동안 자국 내 테러 공격이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아프가니스탄 영토 내 공습과 국경을 넘는 군사 작전을 수행해 왔다. 파키스탄은 이러한 공격의 배후, 특히 TTP가 아프간 탈레반의 지원을 받아 아프가니스탄 내 기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는 2021년 탈레반이 카불을 재장악했을 때 파키스탄이 기대했던 바와는 달랐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미군 주도의 군대와 싸우는 과정에서 그들을 지원했으며, 임란 칸(Imran Khan) 전 총리를 비롯한 많은 인사들은 탈레반이 집권하면 카불에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두 국가 사이에서 점점 심화되는 적대는 이러한 기대가 틀렸음을 보여주었다.
변화한 탈레반
2021년 이전 파키스탄이 친탈레반 정책을 취했던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2001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탈레반을 축출한 이후, 친인도 성향으로 간주되던 북부동맹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한 파키스탄은 탈레반 정부가 양국 사이의 듀랜드 라인(Durand Line,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의 국경선)에 대해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이를 공식 국경으로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듀랜드 라인은 19세기 말 영국 외교관에 의해 설정된 경계선으로, 아프가니스탄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그 정당성을 부정해 왔다.
그러나 2021년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국경 문제를 둘러싼 첫 충돌이 발생했다. 더 중요한 것은 파키스탄 내에서 테러 활동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파키스탄은 이러한 공격을 수행하는 세력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탈레반은 재집권 이후 국가에 대한 통제와 일정한 질서를 유지해 왔지만, 여러 이유로 TTP와 같은 조직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데 소극적일 수 있다. 첫째는 과거 동맹에 대한 부담이다. TTP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국군과 싸우던 탈레반을 지원한 바 있다. 또한 탈레반은 TTP를 공격할 경우, TTP가 자신들에게 등을 돌려 이슬람국가-호라산지부(Islamic State–Khorasan Province, ISKP)와 같은 조직과 연합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ISKP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은 물론 이란 등 인접 국가에서도 공격을 감행해 온 조직이다.
세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탈레반이 TTP를 파키스탄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탈레반은 TTP와의 관계를 끊을 경우 파키스탄 정부가 특히 국경과 무역 문제에서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이유로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부와 TTP 지도자들 간의 협상을 중재해 왔으며, 지금도 파키스탄에 TTP와의 대화를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되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 긴장의 원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무장 단체 간의 연계가 확대될 경우 이러한 긴장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발루치 반군 일부나 파키스탄 내 반시아파 조직들까지 얽히게 된다면, 올해 2월 이슬라마바드의 시아파 이맘바르가(Imambargah) 공격과 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파키스탄의 과제
파키스탄 대통령 아시프 자르다리(Asif Zardari)는 카불의 집권 세력을 질책하며, 지난 몇 년 동안 “배은망덕한 탈레반 정권”이 파키스탄 전역에서 TTP의 테러 활동을 지원해 왔다고 주장했다. TTP는 공격 횟수를 늘렸을 뿐만 아니라 전술도 변화시켜, 파키스탄 보안군에 큰 피해를 입히는 동시에 민간인 목표물까지 공격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전 총리 임란 칸(Imran Khan)은 TTP가 무장을 해제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협상을 시작한 바 있다. 2021년 10월 인터뷰에서 칸은 자신의 정부가 사면과 수감자 석방을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그는 탈레반의 카불 재집권을 환영하며, 아프가니스탄이 “노예의 족쇄를 끊어냈다”고 평가했다.
2022년 4월, 파키스탄 공군(PAF)은 아프가니스탄 호스트주와 쿠나르주 내 TTP 캠프를 공격했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Zabihullah Mujahid)는 이 공격을 “잔혹한 행위”이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사이의 적대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공격은 임란 칸 총리가 축출된 지 며칠 뒤에 이루어졌으며, 이는 탈레반에 대한 파키스탄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3년 10월, 파키스탄 정부는 일부가 테러 행위를 수행하거나 이를 지원했다고 주장하며 무허가 아프간 이민자들을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수십 년간 파키스탄에 거주해 온 아프간인들을 추방한 데 대해 정부는 비판을 받았고, 아프간 사회에서 파키스탄에 대한 호감도도 떨어졌다. 수천 명의 아프간인을 추방했음에도 테러 공격의 수는 감소하지 않았다.
친탈레반 성향의 파키스탄 정치인 마울라나 파즐루르 레흐만(Maulana Fazlur Rehman)이 이끄는 대표단 등이 탈레반을 설득해 TTP에 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무프티 타키 우스마니(Mufti Taqi Usmani)와 같은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들의 설득 노력도 효과를 내지 못했다. TTP의 공격은 계속되었고, 파키스탄은 카불의 집권 세력을 계속 비난했다.
파키스탄 지도부는 2024년 12월, 아프가니스탄 동부 팍티카주 내 TTP 은신처로 추정되는 지역을 겨냥해 군사 작전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아프간 당국은 이 공격으로 46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에 대응해 12월 말, 자신들이 “가상의 경계선”이라고 부르는 듀랜드 라인을 넘어 파키스탄 영토 내에서 공격을 감행했다.
상황은 2025년 10월 더욱 악화되었다. 파키스탄 공군이 카불을 포함한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공습했으며, TTP 지도자 누르 왈리 메수드(Noor Wali Mehsud)를 표적으로 삼았지만 그는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이 공습은 10월 9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의 뉴델리 방문과 맞물려 이루어졌다.
이 방문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 관계 악화라는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이는 단순히 테러 문제뿐 아니라, 탈레반이 이제 파키스탄에 맞서 인도와 협력하고 있다는 파키스탄 측의 주장과도 관련이 있다. 탈레반이 뉴델리와 관계를 맺는 목적은 개발 사업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파키스탄에 대한 또 다른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는 이번 주 카불 공습을 “야만적인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향후 전망
최근의 긴장 고조는 양측이 서로의 군사력과 시설을 직접 공격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TTP를 구성하는 여러 세력이 분산되어 있다는 점과 탈레반 자체의 제약과 계산을 고려할 때, 파키스탄 내 테러 공격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대응해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내 공습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파키스탄 정부의 요구를 따르도록 압박하기 위해 공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증가하는 테러 공격을 억제하지 못한 데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도 있다.
또한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임란 칸(Imran Khan)의 파키스탄정의운동당(Pakistan Tehreek-e-Insaf, PTI)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는 셰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 총리 정부의 내부 정치 불안정 문제도 존재한다. 이러한 혼란은 파키스탄 지배 엘리트가 안보라는 중대한 문제에 집중하는 것을 분산시키고 있다. 칸은 수감 중이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 지도자로 남아 있다.
또한 PTI는 테러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인 카이버파크툰크와주(Khyber Pakhtunkhwa)에서 집권하고 있다. 과거 군사 작전으로 인한 인명 및 물적 피해를 이유로, 해당 주 정부는 부족 지역에서의 추가적인 대테러 군사 작전에 반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테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중의 분노가 커지는 상황에서, 군부와 정부는 국경을 넘어선 공세로 대응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과 인도 간 관계 강화 역시 파키스탄 정책 결정자들의 전략적 계산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의 테러 공격 증가를 탈레반과 인도 간의 이러한 연계와 연결 짓고 있다. 이러한 여러 요인이 결합되면서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내 군사 행동을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파키스탄이 취해 온 어떤 정책도 핵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일반 아프간 국민 사이에서 파키스탄에 대한 호감만 약화시켰다. 국경 지역의 보안 강화, 국내 정보 수집 능력의 개선, 그리고 카이버파크툰크와 지역에서 지르가(jirga, 파슈툰 지도자 회의)나 종교 지도자들과 같은 지역 기반을 활용해 잠재적 TTP 가담자를 설득하는 방식과 같은 대안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더 큰 비용을 요구한다.
[출처] The Afghan-Pakistan War Is Spiraling Out of Control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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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르 아마드 미르(Nazir Ahmad Mir)는 뉴델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연구자이자 홍콩 아시아연구센터(Research Center for Asian Studies)의 비상주 펠로다. 무니브 유수프(Muneeb Yousuf)는 <사우스아시아 리서치>(South Asia Research)의 부편집장이며, 홍콩 아시아연구센터(Research Center for Asian Studies)의 비상주 펠로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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