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해답은 아니지만, 촘스키의 군 자금 지원 언어학 연구는 그가 어떻게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합리화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2018년 애리조나 대학교의 노엄과 발레리아 촘스키. / 존 드 디오스(애리조나 대학교). 출처: 발레리아 촘스키의 제프리 엡스타인에 관한 공식 성명 ctxt
최근 공개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로 인해 좌파 진영은 다시 한 번 노엄 촘스키와 미국 엘리트를 위한 소아성애 포주와의 관계를 이해하려 애쓴다. 날카롭고 컴퓨터 같은 두뇌와 깊은 도덕의식을 지닌 촘스키가 어떻게 그렇게 음흉하고 사악한 인물과 어울릴 수 있었는가. 글렌 그린월드(Glenn Greenwald)와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를 포함해 촘스키를 잘 아는 많은 사람은 이 문제와, 헤지스가 말한 더 큰 “배신의 정치”를 두고 고심한다.
나는 촘스키를 아는 일부 사람들만큼 놀라지 않았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기이하고, 분절돼 있는지에 주목했다. 나는 『서베일런스 밸리』(Surveillance Valley)를 집필하면서, 촘스키가 미국 제국에 대한 포괄적 비판을 전개하는 동시에 자신이 “뱀파이어 밸리(Vampire Valley)”라고 부른 군사화된 감시 국가를 만드는 데 작은 방식으로 기여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꼈다. 그의 연구는 그가 비판하던 바로 그 제국 안보 장치의 자금 지원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유명하게 받았다. 그 장치는 전 세계 위에 디지털 층을 덧씌우고자 했다. 촘스키는 특히 마음을 컴퓨터로, 언어를 알고리즘으로 간주하는 특정한 이론 언어학을 추구했다. 그는 사실상 국방부의 연장선인 MIT에 있었다. 그의 연구는 미 육군, 해군, 공군을 포함한 제국 국가의 관련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받았다.
이 기관들이 그의 언어학에 자금을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그는 언어학 연구를 재정의하며 명성을 얻었고, 인간 언어가 본질적으로 인간 두뇌 속의 특수한 언어 컴퓨터 모듈에 의해 생성된다고 주장함으로써 “인지 혁명”을 촉발했다. 그것은 마더보드에 꽂힌 사운드카드와 같다. 그는 언어를 논리적 표현으로 환원할 수 있다고 이론화했으며, 이는 컴퓨터 언어의 기초가 됐다. 1950년대 MIT에서 그의 언어학 연구는 군이 정보 감청 분석, 언론 보도 처리, 인간 명령 이해를 위해 인간 언어를 즉각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기 때문에 육군, 해군, 공군의 자금을 받았다.
이 일은 사소하지 않았다. 당시 군은 미사일, 레이더, 정보 수집, 심리전과 문화전 등을 위해 수많은 맨해튼 프로젝트에 해당하는 자원을 컴퓨터 시스템 개발과 무기화에 투입했다. 오늘날의 인터넷과 개인용 컴퓨터, 인공지능은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당시 연구개발을 주도하던 편집증적 안보 관료들은 촘스키의 언어학이 이 과정을 진전시켜 그 현실을 앞당길 것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그들은 그것이 공산주의자들에 맞선 궁극의 초기 인공지능 무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대학에서 촘스키 이론을 정설처럼 가르치는 언어학 수업을 들었다. 나는 카페에 앉아 보편문법에 따른 알고리즘식 문장 분석 과제를 하며 그 무의미함에 혼란을 느꼈다. 문장을 해체해 의미가 사라질 때까지 쪼갠다. 그래서 무엇인가. 나는 나중에서야 인간 언어 연구가 컴퓨터를 위해 설계된 것처럼 느껴진 이유를 깨달았다. 실제로 그것은 컴퓨터를 위한 것이었다. 촘스키는 심리학의 인지 혁명을 촉발했고, 그 혁명은 인간 정신을 디지털 컴퓨터로 이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세계를 거대한 감시 기계로 만들려는 더 큰 목표와 부합했기 때문에 이 흐름에 자금을 댔다. 나는 책을 쓰면서 이 사실을 깨달았다.
촘스키의 뇌에 존재한 이 분열, 즉 급진주의자와 초기 인공지능 무기 연구자의 결합을 크리스 나이트(Chris Knight)는 『촘스키 해독』(Decoding Chomsky)에서 탐구했다. 나이트는 촘스키를 전후 미국 안보 국가 학계와 모든 것을 컴퓨터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집착을 비추는 거울로 사용했다. 그는 냉전기의 세계 통제 환상, 러시아 혁명 시인, 언어학의 기원, 보편적 인간 언어의 꿈까지 다뤘다. 그는 촘스키가 국방부 기계의 일부가 된 데 괴로워했고, 그래서 자신의 연구에는 정치가 없다고 부정했다고 말한다. 그의 언어학은 순수했고, 현실 세계와 분리된 구름 위에 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삶을 분할했다.
그는 국방부 자금을 어떻게 묘사했는가. 『권력을 이해하기』(Understanding Power)에서 그는 자신에게 자금을 댄 군 관계자들을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바보라고 표현했다. 그는 대학이 군 자금을 더 많이 받을수록 더 급진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명백한 호도다. 그는 자신과 타인을 속인다. 군 자금이 넘치면 더 큰 자유를 얻는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당신은 미국 사회에서 가장 엘리트 노동자이며 무기 체계 개발에 직접 기여한다. 당신은 신 없는 공산주의로부터 미국식 삶을 지킨다. 당신은 기술을 신보다 높이 두는 사회에서 기술을 다루며, 성직자 계급의 일부로서 가장 신성한 공간에서 일하고 상부가 활용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한 폭넓은 자율성을 누린다.
그러나 언어 이론은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전쟁과 정보 수집의 컴퓨터화를 위한 군사적 유용성을 떠나, 인간 언어를 디지털 컴퓨터 코드로 환원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은 최고 수준의 정치적 아이디어다. 그것은 인간을 기계로, 인간을 0과 1로 환원 가능한 존재로, 인간의 몸과 정신을 무기 체계나 정유 공장, 진공청소기와 매끄럽게 통합 가능한 존재로 보는 관점을 확산한다. 그런 관점은 특정한 가치, 기술, 사회 구조를 가진 사회를 만든다.
촘스키는 정치적 영역에서 스스로를 도덕적이고 소박하며 평등주의적으로 묘사했지만, 자신의 언어 이론을 비판하는 언어학자에게는 잔혹했다. 『언어학 전쟁』(The Linguistic Wars)은 그가 자신의 신적인 권위를 이용해 반대자, 제자, 친구의 경력을 파괴했다고 기록한다.
여기에는 또 다른 분열이 있다. 그는 사회주의와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이론이 도전받으면 폭군처럼 행동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비판자들이 대체로 옳았다. 그의 보편문법 탐구는 신뢰를 잃었다. 오늘날 대규모 언어모델은 통계와 방대한 데이터의 계산을 통해 언어를 처리한다. 국방부 관료들은 잘못된 말을 골랐다. 그러나 촘스키는 여전히 유용했다. 그는 심리학을, 정신을 컴퓨터로 연구하는 방향으로 밀어붙였다. 그는 충분히 값어치를 했다.
촘스키와 엡스타인 문제는 어떠한가. 그는 관심받는 데 만족했을 수 있다. 그는 기이한 인물과 어울리는 것을 즐겼을 수 있다. 그것은 엘리트와 유명인의 세계일 수 있다. 그는 노쇠했을 수 있다. 그는 언론의 엡스타인 보도를 음해와 #미투 히스테리로 여긴 듯하다. 그는 자신도 언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엡스타인에게 썼다.
이유가 무엇이든, 미국의 무책임한 엘리트를 도덕적으로 비판하려는 인물에게 엡스타인은 어울리기 좋은 상대가 아니었다. 엡스타인은 그 엘리트의 산물이다. 그는 초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된 사회가 만들어낸 사례다. 엡스타인은 사라졌지만 또 다른 수천 명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이 논리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촘스키는 언어를 순수한 논리 체계로 환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엡스타인 문제에서 그는 자신의 도덕적 논리를 깨뜨렸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우리의 정신은 모호함, 분절, 부정, 비논리적 합리화를 수행한다. 모든 것은 사회적 맥락에 의존한다. 누구도 절대 속에 살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는 어렵고 혼란스럽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며 결코 기계가 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우리를 그렇게 만들려고 아무리 훈련하더라도 그렇다.
[출처] Noam Chomsky’s Split Personality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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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샤 레빈(Yasha Levine)은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더 엑자일드 온라인>(The eXiled Online)의 창립 편집자다. 그의 최신 저서는 『서베일런스 밸리: 인터넷의 비밀 군사사』(Surveillance Valley: The Secret Military History of the Internet)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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