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립을 이유로 집단해고 통보를 받았던 한국GM 세종부품물류센터 하청노동자들이 두 달 가까이 싸워 원청 사용자 책임을 인정받았다. 20년 넘게 이어진 간접고용 구조 속에서 벌어진 이번 투쟁은 원청의 노조 탄압과 위장폐업에 맞선 집단적 대응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줬다는 평가다.
출처: GM부품물류지회 투쟁 승리 공동대책위원회
사태의 시작은 2025년 말이었다. 한국GM 세종부품물류센터에서 일해 온 하청노동자들이 금속노조 GM부품물류지회를 설립하자, 원청 한국GM은 하청업체 우진물류를 폐업 수순으로 몰아갔다. 노동자 120명 전원에게는 12월 31일 자로 집단해고 통보가 내려졌다. 노조는 이를 노조 설립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자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했다.
해고 이후 원청과 신규 하청업체는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한국GM은 고용 문제는 하청업체 소관이라고 주장했고, 새로 계약한 정수유통 역시 고용승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노조는 원청이 실질적으로 물류 운영을 통제하면서도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GM부품물류지회는 집단해고 철회와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에 돌입했다. 지회에 따르면 “단 한 명의 이탈 없이” 농성과 선전전, 불법 부품 반출 저지 등을 이어갔다. 회사 측이 쟁의행위를 무력화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노조는 이를 저지하며 해고의 부당성을 사회적으로 알렸다.
또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국GM부품물류지회투쟁승리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연대에 나서 “한국GM이 원청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어갔다.
출처: GM부품물류지회 투쟁 승리 공동대책위원회
이러한 압박 속에서 한국GM이 입장을 바꿨다. 원청 사용자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하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노동조건을 후퇴시키지 않은 채 전원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노조와 만들었다. 원청이 고용승계와 노동조건 유지에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명시한 합의라는 점에서, 노조는 이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잠정 합의안은 2월 5일 GM부품물류지회 조합원 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졌다. 조합원 96명 중 95명이 참여해 찬성 74표, 반대 21표로 가결됐다. 찬성률은 77.89%였다. 조합원 다수는 고용안정을 우선 확보했다는 점에서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GM부품물류지회와 투쟁승리공동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5시, 한국GM 세종부품물류센터 내수출하장에서 투쟁 승리 보고대회를 열 예정이다. 노조는 “이번 투쟁이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고용은 지켜냈지만, 간접고용 구조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불안정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남은 과제를 제시했다.
노조는 이번 투쟁을 통해 “단결한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는 구호가 현실이 됐다”고 평가하며, “동시에 연대의 힘이 없었다면 원청 책임 인정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M부품물류지회는 “앞으로도 비정규직 철폐와 원청 사용자 책임 쟁취를 위한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출처: GM부품물류지회 투쟁 승리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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