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강제 연행 직전 세종호텔 로비 현장. 사진: 스튜디오 알 장연우
2일(월) 오전 10시 30분 경, 경찰이 해고 노동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세종호텔 로비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고진수, 허지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조합원과 연대 시민 십여 명을 집단 강제 연행했다.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 참여하는 한 활동가에 따르면 경찰은 이 과정에서 세종호텔 로비에 점거 중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종호텔 인근 명동역 입구에서 나오는 이들 중 일부도 세종호텔을 향하는 통행로를 지나간다는 이유로 연행했다고 알려졌다. 경찰이 그동안 수집한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세종호텔 투쟁에 연대해온 이들을 표적 연행하고 있다고 추정되는 대목이다.
연행된 조합원과 연대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현재 서울 중부경찰서, 남대문경찰서, 서대문경찰서 등으로 이송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밝힌 연행 사유는 '퇴거 불응 및 영업 방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대위 활동가들과 연대 시민들은 경찰의 이번 강제 연행 목적이 "해고자 복직을 위한 점거 농성 투쟁을 해체하려는 것"이라며 이에 맞서 농성 현장을 지키기 위해 세종호텔로 더 많은 노동자·시민들이 모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공대위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호텔 정문 앞을 가로막고 연대 시민들의 진입을 제한하고, 호텔 내부 농성 물품을 철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대위는 이후 이번 강제 연행에 항의하며 오후 1시 긴급 기자회견과 오후 6시 30분 긴급 집회를 세종호텔 앞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세종호텔 현장 상황은 '스튜디오 알'의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일 오전 세종호텔 현장. 사진: 스튜디오 알 장연우
세종대학교 재단 대양학원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세종호텔은 지난 2021년 12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12명을 정리해고했다. 사측은 코로나 19에 따른 경영위기를 이유로 들었으나, 정리해고 후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달성하고도 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않았다.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들은 이후 수년간 호텔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왔고, 광장에서, 또 다른 투쟁의 현장에서 분투하는 이들과 연대를 나누며 온 힘을 다해 함께 싸워왔으나 세종호텔을 실질적으로 소유·운영하는 대양학원 재단과 세종호텔 사측은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거부하고, 정치권 등의 ‘중재’ 시도에도 응하지 않아 왔다.
지난해 2월 13일 고진수 해고 노동자가 고공 농성에 돌입한 후 같은 해 9월, 정리해고 후 3년 9개월여 만에 사측과의 첫 교섭이 이루어졌으나 이후 여덟 차례에 걸친 교섭 내내 사측은 해고자 복직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투쟁을 이어온 6명 해고 노동자 전원의 복직을 전제로 순차 복직 등의 양보안을 사측에 제시하며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세종호텔 사측은 해고자 복직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세종호텔노조와 공대위는 지난달 14일, 336일간의 고공농성 이후 땅을 밟은 고진수 해고 노동자가 참여한 7차 교섭에서도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자, 세종호텔 로비에서 점거 농성에 돌입, “실 소유주 주명건 대양학원 재단 명예이사장의 교섭 참여”와 해고 노동자의 복직 등을 요구해 왔다.
[2신 13:00]
“이재명 정권 1호, 공권력 침탈 사업장된 세종호텔”
“강제 연행, 세종호텔과 식음료사업 외부업체 ‘미가궁’, 경찰이 함께 계획한 것으로 보여”
한편 공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강제 연행이 “이재명 정권에서 처음으로 공권력을 사용하여 노동조합 농성을 침탈한 ‘1호’ 사건”이라는 것을 짚었다.
이들은 “이재명 정권은 세종호텔 공권력 침탈을 통해 반노동정권임을 증명했다”라며 “복직 없이는 절대 투쟁이 끝나지 않는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또한 세종호텔과 호텔에서 식음료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외부업체 ‘미가궁’, 경찰이 함께 이번 연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공대위의 설명에 따르면 해고 노동자들과 연대 시민들은 이날 미가궁에서 호텔 3층 연회장에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자 항의에 나섰다. 이후 곧바로 미가궁 관계자가 목소리를 높이며 반발했고, 세종호텔 측이 이를 지켜보며 경찰에 신고하자 곧바로 경찰 기동대가 버스 약 12대 규모로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공대위는 “세종호텔은 해고 당시, 더 이상 식음료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며 식음료사업부의 노동자들을 정리해고자로 다수 선정”했다며 "그러나 이후 외부업체 ‘미가궁’ 등을 들여 식음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미가궁’은 1층에 있는 사업장에서만 운영하는 것을 넘어 세종호텔이 직접 운영하는 3층 연회장에도 사업을 운영”, “해당 공간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해당 연회장은 세종호텔 해고자들이 복직하면 일하게 될 일터”로 “이 공간에 외부업체가 들어와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외부업체가 단순히 들어온 것을 넘어서는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현재 공대위 활동가들과 연대 시민들은 세종호텔 정문 앞에 모여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후 항의 집회를 이어가며 “연행자의 즉각 석방”과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경찰에 의해 연행된 이들은 모두 12명으로, 고진수·허지희 해고 노동자는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되었고, 다른 4명은 서울 중부경찰서, 5명은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은 서울 성동경찰서로 나누어 호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