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이경숙)가 지난 22일 내 논 그동안 두루뭉실하게만 얘기되던 ‘대입 자율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여기에 맞춰져 있을 것이다.
‘대입 자율화’가 ‘사교육비 절반’으로 만들까
방안을 보면 1단계로 현재 고교 3학년 학생이 대학교에 들어가는 2009년도 입시부터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도 함께 제공해 사실상 수능등급제를 없애고 내신 반영비율 대학 자율화, 대입업무 대학협의체 이양, 신입생 정보공개 등을 내세웠다.
2단계는 현재 많게는 8개까지 보는 수능 과목을 최대 4개까지 줄이고 올해 중교 2학년이 되는 학생이 치르는 2013년도 입시부터는 영어를 수능에서 떼어내 별도의 능력평가를 보고 2012년 뒤부터 완전 자율화로 3단계가 마무리된다.
그러면서 가장 크게 우려가 되는 본고사 부활에 대해 이주호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워원회 간사는 “본고사는 대학협의체가 자율적으로 규제하도록 체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본고사 부활은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주요 사립대도 이에 발맞춰 그럴 일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본고사 부활의 우려에 밀려 당장은 시도하지 않는 척 하다가 더 나은 우수학생을 뽑기 위한 변별력 때문에 대학은 본고사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옛날처럼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는 아닐 수 있지만 이미 나온 논술본고사나 새롭게 영어본고사 등 다른 모양으로 본고사를 볼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대놓고 쾌재를 부르는 학원업계도 같은 시각이다.
이미 대입 업무를 건네받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논술을 빙자한 본고사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인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하고 대학별 시험을 자율적으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대학자율화와 본고사가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일까.
대입자율화와 본고사가 이번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어서 시행되던 때의 사교육비 변화 흐름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상황도 어느 정도 점쳐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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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2005년 사교육비(보충교육비+교재비) 추계치의 액수. 민주노동당 이명박대항서민지킴이본부 |
민주노동당 이명박정부대항서민지킴이본부(팀장 오건호)가 통계청의 참고서비, 가정학습지 등 교재비와 보충교육비로 지난 20년 동안의 입시제도와 사교육비 변화 흐름을 따져봤더니 대답은 “전혀 아니다”였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대학제도가 변할 때 사교육비가 어떻게 반응했는가를 살폈는데 1985까지는 매년 2~3000억원 정도로 사교육비 증가가 미미했지만 1989년부터 대학생의 과외 허용, 초중고생의 방학 중 학원 수강 허용 등 과외금지가 완화되면서 사교육비는 크게 늘어났다.
특히 학력고사를 개선한다면서 수능시험과 함께 본고사를 들여온 1994년부터는 가파른 곡선을 그린다. 매년 거의 2조원씩 늘어났고 국내총생산(GDP)로 치면 매년 0.2%P%씩 증가했다.
내신과 논술, 면접 등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이 확대되는 2000년대 들어와서는 많게는 연 3조원까지 늘어났다. 2005년에는 23조7440억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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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2007년 입시 관련 학원 수. 민주노동당 이명박대항서민지킴이본부 |
입시 관련 학원수도 마찬가지 변화 흐름을 보였다. 1988년까지 1000개도 되지 않던 학원은 과외금지가 완화된 1989년부터 서서히 늘기 시작해 1994년 본고사가 실시된 뒤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대학의 학생선별 자율권이 늘어난 2000년 들어와서는 1만4000개를 넘더니 2005년 현재 3만1000여개에 달한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1997년 외환위기 시기를 빼고는 전반적으로 사교육비는 늘고 있다. 그런 흐름에서도 본고사와 대입 자율화는 사교육비 증가에 기름을 붓는 제도였던 셈이다.
대학의 학생선발은 지난 1997년부터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빼고는 모두 대학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이외에는 ‘논술 가이드라인’과 ‘내신반영비율 권고’가 있는데 노술 가이드라인은 본고사 방지용에 가깝고 내신반영비율은 그야말로 행재정적 지원과 연계된 권고일 뿐이다.
이를 분석한 송경원 민주노동당 교육담당 정책연구원은 “정치적 힘의 역관계와 여론의 추이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3불 폐지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인수위가 내 논 방안은 역사를 돌아봤을 때 반드시 사교육비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1985~2005년 사교육비(보충교육비+교재비) 추계치의 액수. 민주노동당 이명박대항서민지킴이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