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505호 5면에 실린 사진(“두 번 다시 판치기를 하지말자”는 종이카드를 들고 복도에서 무릎 꿇고 벌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 시쳇말로 ‘뚜껑’이 날아갔다.
문제의 사진은 명백한 학생 인권침해이다. ‘판치기’를 한 죄로 학생들과 교사들이 오가는 복도에 무릎을 꿇려 앉혀놓고 “두 번 다시 판치기를 하지말자”는 종이카드까지 손에 들려 놓은, 분명한 인권침해사건이다. ‘판치기’에 대한 잘못을 뉘우치게 한다는 명분으로 아이들을 놀림감으로 만들어 수치심만 한껏 자극해 놓은 것이다. 그걸 사진까지 찍어 공개를 하고 있으니.
아이들에게 벌을 주려 했다면 땀 흘린 노동의 소중한 결과물(돈)을 한갓 ‘판치기’라는 돈장난으로 이용한 잘못을 깨닫게 하면 될 터이다. 문제의 사진처럼 아이들을 복도에 무릎 꿇리고 종이카드까지 들고 있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잘못된 체벌에 대한 수치심과 그에 따른 더 큰 반항심만 키울 뿐이다. 수치심에 들고있던 종이로 얼굴을 가린 아이들을 보라!
그런데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나도록 사진까지 찍어서 구경거리로 만들어『교육희망』에 공개하는 일은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물론 얼굴을 가렸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사진을 함부로 찍을 자격도 그걸 매체에 마음대로 공개할 권리도 교사에게는 없다. 자신의 잘못을 이유로 벌을 받고 있는 창피한 모습까지 공공연하게 알려지는 것마저 아이들이 감수해야할 의무도 당연히 없다.
이런 사정까지 살피지 않고 문제의 사진을 보며 아무렇지 않게 즐기도록 만든 『교육희망』의 책임은 그래서 더욱 무겁다. 글(505호 3면)로는 진성고의 인권문제를 다루면서 사진으로는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교육희망』의 인권감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우리가 말하는 ‘참교육’의 모습이 이런 식으로 학생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두 번 다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들의 ‘판치기’뿐만이 아니다. 교사의 이름으로, 『교육희망』의 이름으로 아이들(제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인권 침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