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육민주화운동 20년사(25) 들불처럼 일어난 <평교사회>





“평교사여, 그대의 외로운 이름을 부른다/ 갈채도 함성도 없는 교실에서/ 공문서철 가득 쌓인 담배연기 교무실에서/ 보충수업 심야자율학습 형광등 불빛 밑에서/ 비틀거리는 자전거 어두운 퇴근길에서/ 울분의 가슴 적시는 선술집에서/(...)



87년 하반기 노동자대투쟁과 16년만의 직선제 대선이 정세의 중심이었을 때, 교사 시인 안도현(당시 이리중)은 <평교사를 위한 시>를 썼다.



전교협은 11월 들어 대선 공정선거감시단 발족과 ‘교사를 위한 공정선거 지침’을 발표하고 중앙과 13개 시·도 교협 사무실에 부정선거 고발센터를 설치할 정도로 발전했다. 기본활동 단위로 설정한 시·군·구 교사협의회 건설에도 매진, 홍천교협(9.11)을 시작으로 제1차 대의원대회(88.2.26)까지 강원 12개, 전남 11개, 전북 7개, 경북 4개 등 34개가 건설되었다.



전교협이 상부단위 조직에 주력하고 있는 동안,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자발적 움직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평교사회 조직이다. 전남은 9월 중에 이미 25개 단위학교 교사회가 결성되었다. 전국에서 11월 말까지 70여개로 불어났다. 그 유형은 다양했다. 독서회나 친목회가 시절 분위기를 타고 전환했거나, 교련 탈퇴(곡성 옥산중)나 사학민주화 투쟁 과정(전북 동신여중고, 서울 명신고)에서 결성된 경우, 일상적인 학교문제를 논의하던 교사회의가 조직으로 된 경우 등이었다.



선두주자는 여수 구봉중 교협이었다. 그 창립선언과 실천 결의는 평교사회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국어교사 박용성 등이 활약한 구봉중 교협은 민족·민주교육의 디딤돌이 될 ‘우리 학교의 민주화는 우리 손으로’ 이루겠다고 선언하고, ◇부당한 초과근무 지시 거부 ◇반강제 자율학습 거부 ◇영어 방송수업으로 전용되는 독서지도시간 정상 운영 ◇숙직실 샤워실 개·보수, 여교사 화장실 증축, 휴게실 탈의실 확보 ◇직선제 학생회 구성과 자율 운영 입지 마련 ◇군대식 운동장 조회, 식민지 잔재 청산 결의 ◇학교 당국과 의견 창구는 의장단으로 단일화, 의장단은 회원교사들의 뜻 결집 ◇회원들 공동체 의식 함양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매주 목요일(공휴일은 수요일) 토론회(마지막 주는 월례회) 개최 등 9개 실천 사항을 결의한다. (오늘날 웬만한 전교조 분회 활동 이상이다.)



초기에는 상당수 평교사회가 전교협과 직접 연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교협의 선전, 조직, 투쟁 사업이 진전되면서 결속력은 갈수록 강화되었다. 공개집회에 참가하여 뜨거운 열기를 체험한 교사들의 태도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88년 12월, 경북 육주학원(경산여중 경산여고 상주여상 성신여중 대성중 대합종고) 평교사협의회는 경북교협 이상철 간사가 입회한 가운데 재단이사장(박병립) 및 교장단의 날인으로 사실상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화제가 되었다. ◇여교사 사직강요 및 부당한 권고사직 금지 ◇주임교사 직선제 ◇학교예산 집행 공개 ◇교무회의 의결기관 요구 대폭 수용 ◇재단 학교경영 간섭 금지, 학교경영 교장에게 일임 ◇학급 감축 시 1차 재단 내 수용, 2차 공립 전출 교장이 책임짐 등 11개항의 합의와 출장 연수비 법정액 지급, 교무실 전담 사환 채용, 정규수업과 보충수업 혼합 금지, 여교사 출산당해 연도 비담임 등 21개항의 부속사항이 그 내용이다.



평교사회는 이렇듯 현장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교사 자주조직이고, 30만 교사가 단결하기 위한 기초조직이며, 교사들의 민주주의 훈련장이었다. 89년 5월 전교조 결성 직전까지 평교사회 750여 개에 전교협 회원이 3만에 이르렀던 것을 보면, 조직이 있는 학교는 교사 70% 이상이 가입한 셈이다.



안도현의 시가 그 자신감을 담았다. “이 땅에서 제일 외로우나/ 제일 성스러운 이름 위에 불을 밝히자/ 어두운 곳에서 진실은 빛나는 법/ 참 등대가 되어 아이들의 뱃길 밝혀주자 / 싸움 끝에 새날이 와서/ 누가 이 세상을 온몸으로 끌어가는/ 사람을 묻는다면/ 그이는 바로 다름 아닌/ 평교사라 대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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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김도리

    육주학원 상주여상에 근무하다 부당하게 해임된 교사입니다
    김민곤선생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현재 육주학원을 상대로 부당해임으로 20억 소송을 청구하여 계류중에 있습니다.
    http://www.hansimun.com/bbs/zboard.php?id=jey_wt&page=2&page_num=20&select_arrange=headnum&desc=&sn=off&ss=on&sc=on&keyword=&no=1855&category=4

  • 신문고

    20억 재심소장입니다
    http://www.shinmoongo.net/bbs.html?Table=ins_bbs7&mode=view&uid=323&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