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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교육지 사건은 4년 뒤 전교조의 출범을 예언한 셈이다. 사진은 89년 5.14전교조 발기인대회(연세대 노천극장) |
검찰은『민중교육』의 좌담과 주요 논문들의 내용을 군데군데 잘라 붙여 공소장을 만들었고,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였다.
86년 2월 13일 1심 재판부(판사 문윤길)는 김진경과 윤재철에게 국보법 제7조1항(찬양, 고무, 동조, 선동 등)을, 송기원은 동법 제7조 제5항(이적표현물 제작, 수입, 복사, 소지, 판매 등)을 적용, 실형을 선고했다. 86년 6월 13일 2심(판사 김종배, 조연호, 조재연)도 유죄였다. 김진경의 상고심도 기각되었고 <실천문학>은 8월 23일 폐간조치를 당하였다.
이 시점에서 당시 공소장의 일부를 통해 독재권력이 고수하는 제도교육과 거기에 변화를 추구한 민중교육 간의 대립지점을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분단상황은 우리 세대에게는 단순한 이념상의 문제가 아니고, 내면화된 의식의 문제이며 생활상의 문제로서, 이러한 분단 극복방안은 교육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다음, 제도교육이 중산층 상류층의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어 사실상 교육의 기회균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특정한 계층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학교교육은 결국 특정한 소수집단에 의해 독점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앞으로 우리의 역사전개가 분단고착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느냐, 분단해소 방향으로 나아가느냐의 갈림길이 정해지는 시대로서, 통일지향 교육이 인간화 교육이고, 통일의 역방향으로 나아가는 교육은 비인간화 교육이며, (...) 미군정의 교육정책은 민중의 민주·민중교육에 대한 열망을 여지없이 배반하였으며,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영토를 점령하였다는 포고와 함께 진주한 미군은 해방군의 성격보다도 새로운 지배자의 성격이 강했고, 10월 유신을 전후로 하여 교육에 대한 통제가 더욱 강화되어 사회교육 분야까지 군사조직화 되는 사태를 빚었고, 학교에서의 군사교육, 학도호국단, 윤리, 반공교과의 강화, 향토예비군, 민방위 교육 및 주민등록제도 등도 통제수단이라는, 우리나라의 반공이데올로기 교육 등을 비방하는 등의 내용으로 작성하여 (실천문학사) 편집부장 이해찬(전 총리)에게 교부함으로써 북괴를 이롭게 하고,(...)”
졸지에 구속된 윤재철은 오류중 제자 박능출(고려대)과 고진화(성균관대, 현 한나라당 의원)를 구치소에서 조우했다. 둘 다 소속대학 삼민투위원장으로 미문화원 점거농성 사건 등으로 구속되어 있었다. 교사와 제자가 똑 같이 시대정신의 구현에 충실한 삶을 살다가 옥중에서 만났으니 그 감격이 어떠했겠는가!
유죄로 끝난 듯한 이 사건은 87년 6월 항쟁 이후 조성된 정세 속에서 법적으로 재평가를 받았다. 그 주인공은 송대헌이었다. 그는 86년 7월 25일 경북도교육감을 상대로 파면취소처분 소송을 내어 88. 9. 6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당시 대구고법(판사 이주성, 김진기, 이인환)은 “『민중교육』의 내용을 정사하여 보면 좌담이나 논설문 중에 다소 과격한 논리를 펴는 경우도 엿볼 수 있어서 급진좌경주의자들의 계급투쟁이론에 동조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가는 것이 있기는 하나, 원고가 쓴 위 <야학일지>를 포함한 대부분의 글은 그와 같이 볼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으므로 『민중교육』잡지 전체의 성격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반체제적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파면처분은 징계사유가 되지 아니하는 것을 징계사유로 삼아 징계를 한 것이거나, 징계의 양정을 현저히 그르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사건에 연루되어 해직된 교사들 대부분은 현장 교사들의 지원을 받아 전업 활동가로 자리를 잡아 80년대 후반 교사운동을 이끈다.
이 때 김진경은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사태가 더욱 악화될수록 관료적인 명령 체계의 말단에 놓인 교사들은 자신의 비판자적 역사성을 깊이 성찰하면서 극단적인 경우 노동자 계층과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교사 운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어우러지는 참다운 교육의 장으로 가는 뜨거운 몸부림이 될 것이다.”
4년 후 우리 사회를 뒤흔든 참교육의 함성, 전교조의 출범을 예언한 셈이다.



민중교육지 사건은 4년 뒤 전교조의 출범을 예언한 셈이다. 사진은 89년 5.14전교조 발기인대회(연세대 노천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