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체음미 다룬 두 정책보고서, 정반대 결론 내린 사연

하나는 ‘현행 그대로’, 다른 것은 ‘바꿔 바꿔’

‘학생 평가방법’이라는 똑같은 주제를 다룬 국책연구소의 두 연구가 정반대 결론을 내린 사실이 지난 14일 확인됐다. 체육·음악·미술(체음미)의 생활기록부 기록방식에 대해 연구한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보고서가 바로 그랬다.

교육개발원 보고서는 지난 13일 교육부가 발표한 3단계(우수, 보통, 미흡) 평가방식의 바탕이 된 것. 지난 11일 건네받았다고 교육부가 밝힌 이 보고서는 개선안으로 체음미에 한해 3등급 생활기록부 기록 방식을 제안하는 한편 고교의 경우 원 점수는 빼도록 했다.

이런 개선안을 내놓은 근거는 “전문가 면담과 대국민 설문조사에 기초한 것이었다”고 연구책임자인 정택희 교육개발원 평가연구본부장이 지난 8일 연 공개토론회 자료에서 밝혔다.

빠진 설문, 없는 국제비교
체음미 전공 교수들이 13일 오전 이종서 교육부차관의 브리핑 직후, 정부중앙청사 5층 기자접견실에서 교육개발원 보고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2004년 교육과정평가원이 교육부에 보고한 ‘체음미 교과 평가 체제 개선 연구’(CRC 2004-1)의 내용과 딴판이었다. 설문조사 결과만 해도 그랬다.

교육과정평가원 설문 결과를 보면 점수와 평어, 석차를 적는 현행 기록방식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는 각각 64%, 70%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반면 교육개발원 보고서는 만족도 조사는 하지도 않은 채, ‘고교 체육·예술 교과의 생활기록부 기록 방식이 타 교과와 같아야 하는가’라는 유도성 질문 등을 던졌다. 이에 대해 고교생 76%가 ‘달라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교육과정평가원 보고서는 국제비교 결과도 내놨다. 13개국의 체음미 교과성적 통지표를 비교 분석해보니 모든 나라가 다른 교과와 똑같은 평가 방식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다른 교과와 차이가 없는 5∼6등급 기록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평가원 보고서는 타 교과의 평가방식과 일치하는 현행 평가기록방법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보고서는 “현재 제시되고 있는 주장들(과목별 석차 폐지와 내신 제외 등)은 교과 내실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교육개발원 보고서는 외국사례에 대한 국제비교 결과(공개토론회 발제문 기준)는 적어놓지 않았다. 대신 몇몇 교육전문가들의 당위적인 발언으로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극과 극 정책보고서를 본 교사들의 의구심

박만용 체음미 교육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 사무장(경기 역곡중 미술 교사)은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적 목적으로 연구한 꼼수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종서 교육부 차관은 13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교육과정평가원 보고서처럼) 전공자 분들만 모여서 한다면 중립적인 연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보고서는 서론에서 ‘연구의 목적’으로 “체육·예술 교과 성적 기록방식의 변화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적어놨다.

이런 표현에 대해 진영효 전교조 참실 정책국장은 “그 요청이 바로 청와대의 정치논리에 휘둘린 요청이 아니냐”고 따졌다. 정반대 국책연구보고서를 보는 교사들의 의구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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