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누구는 가르치라 하고, 누구는 잡아가고…”

안산 원일초등학교의 다문화 가정 아이들

상생이라는 큰 한자 아래 아이들의 부모가 태어났던 나라들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나라든 국경을 넘어 자신이 딛고 선 땅이 절로 자랑스러워질 세상을 꿈꾸는 아이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다./김상정 기자




창가엔 갖가지 화분이 푸른빛을 띄며 잘 자라고 있고 교실 뒷편엔 아이들이 정성스레 만들어놓은 형형색색의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러시아, 몽골, 스리랑카. 인도, 일본,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 나라에 대한 설명 옆으로 크게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세계 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이 학급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교육받고 있는 원일초등학교의 특별학급이다.



이 학교는 2006년 3월에 도 지정 다문화가정아이들 교육을 위한 연구학교로 지정돼 올해로 2년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4시 원일초등학교 손수연교사는 수업을 마치고 학교 아이들과 함께 1박 2일 야영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아이들과 만나기 전, 나병만 원일초등학교장은 아이들이 카메라를 무서워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준다. 지난해는 한 아이의 학부모가 아이를 입학시키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 잡혀가기도 했다. 부모가 불법체류자여서다. 그 이후로 아이들은 언론에 집중 관심을 받았다. 때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언론에 비춰지는 자신들의 모습에 놀라면서 카메라를 피하고 심지어는 학교에 나오지 않기도 한단다. 그래서 나 교장과 손교사는 아이들이 놀라지 않게 하라고 거듭 당부한다.



카메라를 뒤로 하고 아이들이 운동장에 설치한 천막에 가니 한 아이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한참 동안 얘길 나누었더니 아이들은 경계를 푼다.



지난 4일 야영 준비에 한창인 안산 원일초 학생들, 다양한 나라와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이들에겐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다. 단지 친구들과 즐겁게 놀고 있는 것 뿐 이다./김상정 기자


그 천막에 있는 아이들은 한국 아이들 둘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 둘, 넷이다. 둘씩 짝이다. 한국인 아이가 다문화가정 아이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손 교사는 항상 7개국 나라말 사전을 옆에 두고 있다. 처음엔 영어만 잘하면 되겠거니 생각이었으나 통하는 나라는 인도 하나뿐이었다. 손교사에게 처음 3월달은 일이 아이들과 말로 일상적 소통을 하는 일이 가장 큰일이 된 셈이다.



3개월이 흐른 지금 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글쓰기다. 손교사와 아이들은 자기나라의 언어를 통해 한국말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지금 가장 필요하다.



나병만 교장도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나라별로 모아서 강사가 언어를 지도해준 다음 문자 지도가 가능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별학급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단지 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강사진과 자료개발 등의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문화가정의 학부모들은 만족도는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대부분 불법체류자여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싶어도 못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나교장은 “누구는 가르치라 하고, 누구는 잡아가고”하며 현실의 모순을 지적하고,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게끔 고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현 상황에서도 아이 입학을 위해 홍보를 계속하고 있지만 불법체류자들은 대부분 숨어지내고 있어 몇 명의 아이들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킨 학부모들에 대한 불법체류자 구제조치가 지난해 이뤄졌으나 그나마도 내년 2월이면 끝난다고 한다. 그 때 되면 아이들과 학부모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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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 원일초 특별학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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