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비닐하우스 철거하는 농촌활동은 그 다음날 그간 안썼던 근육들이 자신을 알아달라고 외치고 있는 온몸이 쑤시는 현상을 낳았다. “서로 몸 안쑤셔요?”라는 말이 이날 아침 안부 인사를 대신했다.
사람보기 드믄 농촌의 벌판과 농촌의 학교를 돌아다본 이들의 허한 마음은 하루간의 노동이 선사한 선물을 몸으로 기꺼이 받아 안고 있는 것이다.
“거뜬합니다” “괜찮은데요” 모두들 한결같은 말들이다.
지난 19일 오전 10시 전남 무안 청계초등학교, 벽화 그리기에 앞서 학교에 방문해 학생들에게 교육희망 꽃씨 등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김상정 기자 |
광주를 출발해 도착한 전남 무안 청계초등학교, 벽화 작업을 그리기에 앞서 이 학교 교장실에서 교사들과 학생들을 만나 교육희망 꽃씨와 책, 축구공과 학습용품을 전달했다.
문기호 교장은 이 선물은 학생들이 받아야 될 선물이라며 학생들을 자리에 함께 하게 했다. 정해빈 학생 등 3명은 전교조 정진화 위원장과 정희곤 부위원장 등이 건넨 선물을 수줍게 받는다. 이 모습을 보는 이 교장과 교사들의 표정이 흐뭇하다.
“저도 평교사 시절에는 전교조 조합원이었습니다” 문 교장은 자신이 평교사 시절을 떠올리며 농촌과 학교를 살리기 위해 먼 곳까지 달려온 후배교사들이 참 반갑다.
선물을 받은 학생들은 “선생님, 이거 우리 어떻게 해야 해요” “한번 학생회의를 통해 의견을 묻도록 해요. 꽃씨는 어디에 심고 어떻게 가꿀 것인지, 책이랑 공이랑도 학생들에게 알려주면 좋겠어요” “네”
이 학교는 학생들이 학생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실천한다. 교육희망의 꽃씨를 받고 교실로 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겨운지 그 모습을 바라보는 이들의 모습이 환하다.
학생들에게 선물을 전달한 후,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한 전교조 집행부들과 문기호 청계초 교장이 담화를 나누며 함께 벽화그리는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김상정 기자 |
정진화 위원장과 문기호 교장은 벽화그리는 장면을 보기 위해 교장실을 함께 나섰다. 벽화 그리기에는 전남미술교사모임, 목포대 미대, 그리고 전교조 본부 집행부들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가로길이 92m에 세로는 2m 가량 되는 회색빛 벽에는 18일 저녁에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졌다. “오후 8시쯤이나 끝날겁니다” 문교장의 말이다. 그러나 벽화 그리기 작업은 오후 5시를 넘어선 시각 다 마무리됐다.
벽화를 그리러 밖을 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체험학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아이들로 학교앞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김상정 기자 |
모두들 기다란 벽에 그려진 자연의 풍광을 담은 벽화를 보며 뿌듯하기만 하다. 이 벽화는 학교와 차도를 가로지르는 벽이다. 그래서 벽화를 보다가 자칫 차를 보지 못할 위험이 있어 문교장은 이 곳에 도로안전장치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벽화가 그려지기 직전, 색의 효과를 잘 내기 위해 18일 오후에 회색빛 벽에 노란 페인트칠을 미리 해뒀다. 그림 그리기에 적당하게 마른 상태다. 김상정 기자 |
“벽화가 그려지면 뭐가 달라질까요?” 기자의 물음에 문교장은
“마음이죠. 그림은 마음을 움직이잖아요. 아이들의 마음 속에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들겠지요.” 말한다.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이 노란색 벽에 파란 페이트로 그림을 그려넣고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여기저기 벽에 그림들이 그려진다. 김상정 기자 |
이 아이들이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담은 이 벽화처럼 소외되지 않고 외롭게 않게 학교에서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게 벽화를 그려넣은 이들의 한결같은 소망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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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완성된 벽화, 파스텔톤의 기다란 벽화는 멀리에서 바라봐도 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제공 전교조 전남지부 |
19일 같은 날, 전국교사대회가 치러질 나주 영산강 둔치에서는 상징대동한마당에 띄울 ‘교육희망’을 담은 배를 직접 제작했다.
전교조 전남지부 조합원들과 전교조 나주지회 조합원들, 그리고 상징의식을 총괄하는 고진오 전교조 문화국장을 비롯한 본부 집행부들 20여명이 배만들기 작업에 합류했다. 이들은 다음날 대규모로 치러질 대회 준비에 20일 새벽을 밝혔다.
다 준비된 행사장을 밤새워 지키는 것도 이들의 몫, 나주 영산강 둔치 비록 지금은 허허벌판이지만 몇시간 후 이 곳을 가득 채울 전국의 교사들을 기다리는 이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지난 19일 오전 10시 전남 무안 청계초등학교, 벽화 그리기에 앞서 학교에 방문해 학생들에게 교육희망 꽃씨 등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김상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