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세교지구 철거민들에 대한 진압이 이뤄졌다. 30명의 철거민을 체포하기 위해, 2400여명에 이르는 경찰 병력과 대테러 진압부대로 알려진 경찰 특공대 50명, 대형 크레인 2대, 포크레인 2대, 소방차 13대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인원과 장비가 동원되었다. 이날 진압은 경찰측의 철거민들을 향한 새총 사격 등 경찰의 과잉 대응이 물의를 일으키고, 관련 사건으로 사망한 경비용역회사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해 국립과학 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가 경찰 주장, 사망 원인과 다른 점이 발견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같은 날 경기경찰청 홈페이지에는 이날의 진압과 관련한 경기경찰청장(이택순 치안정감) 명의의 치하의 글이 올라왔다. '인권과 안전을 최우선한 깔끔한 마무리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기경찰청장은 "오늘 영장 집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은 불법 행위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바탕으로 변수 없는 인권 안전진압을 위해 사전 철저한 준비와 관계기관 협조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53일간의 농성 기간동안 수고한 기동대, 전경대, 방순대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한다는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또한 경기경찰청장은 9일 오전 경기경찰청 기동단을 방문해 '오산 세교지구 망루 농성 상황'을 슬기롭고 안전하게 마무리한 데 대한 노고를 치하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경찰은 주거권을 상실할 위험에 처한 철거민과 사업시행자인 주택공사 사이에서 공정하거나 객관적인 경비와 수사는커녕, 경비용역사망사건에 대해 철거민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사인 발표를 하고, 철거민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해 놓는 등 일관되게 사업 시행자 편에 서있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철거민을 향해 골프공으로 새총을 발사하고 관련 집회에 참석한 시위 참가자들을 과잉 진압하는 등 인권침해행위를 줄기차게 벌여왔다. 이런 마당에 테러진압 부대로 알려진 경찰 특공대를 동원해, 주민 검거에 앞장선 마당에 인권과 안전을 지켰다고 자화자찬하기에 급급한 것이다.
특히 인권침해 논란과 사망자 부검 등 사건이 새롭게 전환되면서, 취임한 화성경찰서장이 주택공사측과 철거민 사이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중재 노력을 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태도를 돌변한 것이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여론에 밀려 형식적인 중재 노력을 하다가 2차 협상이 진행된 바로 다음날, 대규모 진압을 벌인 것은 경찰측의 태도가 여전히 철거민 인권보호보다 주택공사의 옹호쪽에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가공할 폭력을 휘두르며 철거민들을 범죄자로 취급해 온 경찰은 지금 자신들의 임무가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임을 자각해야한다. 테러 진압에 동원될 특공대를 힘없는 철거민 구속을 위해 사용한 과잉 진압은 어떤 이유로도 인권과 안전으로 포장될 수 없는 것이다.